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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ㅣ 민음사 모던 클래식 58
모옌 지음, 심규호.유소영 옮김 / 민음사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는 중국의 모옌(莫言)이었다.
말도 마~ 이런 이름이라니... ㅋ~
정말 특이한 소재를 취하고 있다.
제목 개구리의 상징성도 재미있다.
심각한 주제를 코믹하고 박진감 넘치는 문체로 이끌고 있으며,
해학적인 인물들을 통하여 중국 현대사의 비극과 이지러져가는 현대인들의 품성을 풍자하고 있다.
주인공 '고모'는 산부인과 의사다.
<탄생, 출생>의 축복을 담당한 산부인과 의사 고모에게 내려진 명령은 <계획생산>이란 이름의 도살이다.
마치 이 정부가 구제역 소, 돼지들에게 내린 <도살명령>을 '수의사'들에게 내린 것과 같다.
중국의 인구 폭발로는 도무지 생산량 증대가 의미없어지자 1971년 '계획생산'이란 이름으로,
1가구 1자녀를 강제한다. 그 외 자녀는 무조건 도살하며, 정관수술을 의무화한다.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온갖 에피소드들이 개구리 울음소리처럼 와글거린다.
결국 자본의 세상으로 바뀌어가는 현대 중국에서도 그 법은 유지되지만,
부유한 사람들은 벌금으로 때우고 자식을 낳으며,
법은 늘 인간의 머리를 따를 수 없는 법, 대리모 역시 문제가 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런 현실을 정말 재미있게, 한번 손에 잡으면 놓기 힘들게 만드는 문체로 이 두꺼운 책을 써나간 작가도 대단하다.
다른 독자들은 어떨지 몰라도, 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들 작품이 눈에 착 붙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 소설은 전혀 다르다. 한번 눈길 주면, 다른 책을 잡을 수 없게 한다.
두껍지만, 두꺼워서 고마운~ 그런 책.
<개구리>가 상징하는 바가 참 많은데,
우선, 개구리는 '다산'의 상징, '민중'의 상징이다.
그렇게 태어난 아이들의 울음소리와도 가깝고,
또 비정하게 죽여버린 아이들과 '개구리의 비리고 차가운 뱃가죽'도 유사하다.
올챙이는 '정자'와도 비슷한데, 인간의 탄생 설화에 등장하는 '여와' 설화와도 연관짓고 있다.
자본주의의 희생양으로 등장하는 '화상 환자'와 대리모 이야기에 등장하는 '털이 하나 없으니 반들반들한 개구리랑 같네' 의 비유도 비슷한 느낌을 전달하고 있다.
맨 뒤에 수록된 희곡의 한 구절,
이 손에 두 종류의 피가 묻어 있어.
향기나는 피하고, 비린내나는 구린 피~(504)
그렇게 세상도 변해가고, 세상은 인간의 품성도 변하게 만든다.
그런 것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묶어낸 작가, 노벨 문학상 받아도 박수 보낼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