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열단상 - 잉여라 쓰고 '나'라고 읽는 인생들에게
문단열 지음 / 살림Biz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텔레비전 교육방송에서 재미있는 표정으로 영어를 가르치던,

아주 쉽게 가르친다는 생각을 하게 했던 문단열의 짧은 글들을 묶었다.

글들은 짧은데, 생각은 깊다.

 

김제동이나 강호동이 텔레비전에서 재미있으면서 교훈적인 심오한 말을 가끔 남긴다.

그들의 말을 '어록'이라고 떠받들기도 하는데,

암튼, 이 책에는 그런 '단열 어록'이 가득하다.

 

영어 강사로 상한가를 치던 그가 암환자란다.

그러면서 삶에 대한 겸손도 저절로 체득되었던 듯...

영어 강사로서도 훌륭한 사고를 가지고 있다.

 

저 자신을 '어학 선생'으로 호칭하는 것은

진정한 교육은 '지식 전달'이 아니라 '태도 전이'라고 미디 때문입니다.

최고의 지식을 줄 수는 없을지 몰라도,

제가 영어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는 온몸으로 보여 왔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지식이란 굳이 사람이 아니라도 얼마든지 전달 매체가 있으니까요.(머리말에서)

 

교육이 지식 전달이고, 문화 복제던 시절이 있었다.

인류 역사에서 이런 시기는 무척 길었고, 그래서 지식과 교육은 그런 틀에서 벗어난 논의를 하기 힘들다.

그렇지만, 빌게이츠와 스티브 잡스는 일거에 교육이란 '태도'를 가르쳐야 하는 것.

필요성을 가르치는 것... 으로 관점을 돌리도록 세상을 바꿨다.

그렇지만, 많은 교육자들은 관점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눈뜬 맹인들이 따로 없다.

 

못하면 다 죽어가는 얼굴로 도움을 청하고

해도 다 죽어가는 얼굴로 피곤하다 말하는

취직은 무엇인가요?

 

못하면 지하철에 뛰어들고

하면 방황 속으로 예외없이 접어드는

합격은 무엇인가요?

 

없으면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다'고 하고

많으면 '잉여라서 죽고 싶다'고 하는

시간은 무엇인가요?

 

없으면 '외롭다'고 하고

있으면 '귀찮다'고 하는

관심은 무엇인가요?

 

우리가 바라는 모든 것

누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축복이 되긴 글렀습니다.(40)

 

사람 참 얄팍하다.

물에 빠졌을 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 되었다가,

그 사람 건져 주면, 잃어버린 보따리 찾는 게 인간 욕심이다.

바닥에 떨어졌을 때, 겸손할 줄 알아야 하고,

뭔가 가졌을 때, 고마운 줄 알아야 한다.

 

누릴 준비가 되어 있으라고... 매일 '밤'이 오는 것인데... 인간은 밤조차 낮처럼 환히 밝히고 쌩난리를 떤다.

현대로 갈수록 인간은 누릴 준비를 하지 않고, 매일을 낭비하듯 꿀꺽 삼키는 형국이다.

 

사람이 변화하는 것은 두 가지 경우뿐

내가 변화하기로 맘먹었거나

타인으로 인해 변화하고 있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거나.

 

남을 변화시키기를 원한다면

상대가 스스로 원할 때까지

절대로 그 사실을 입 밖에 내지 말 것.

 

그리고

묵묵히, 아주아주 오래

일방적으로

사랑해줄 것.(52)

 

사람을 가르치려 들면, 금세 부딪친다.

인격과 인격의 교집합이 풍부한 사람은 훌륭한 사람이다.

훌륭한 사람과의 대화는 그래서 물흐르듯 자연스럽다.

부족한 삶은 교집합이 없어, 매사 덜그럭거리고 껄끄럽게 만난다.

그런 사람일수록, 남을 가르치려 든다.

그것도, '입 밖에 내서 말로만' 한다.

그 마음 속에 사랑이 들었다고 믿을 수 없게 만든다. 나도 그렇다. ㅠㅜ

 

'가지기'에 몰두하면 저만치 멀어지고

'즐거워하기'에 집중하면 성큼 다가옵니다.

 

인생의 모든 즐거움들,

그저 사용할 뿐이고 언제나 떠날 수 있는 마음,

그 마음이 행복입니다.

 

행복 시스템은

'소유'가 아니라 '렌탈' 기반입니다.(행복에 대하여)

 

삶은 즐거워하려고 맘먹은 사람 앞에 고난을 드리울 수 없다.

고난조차도 소유할 하지 않는 사람에게 어찌 고난을 드리우랴.

행복 시스템은... 소유를 버리는 '렌탈' 시스템임을 자각한 사람에게...

비로소 행복은 다가서는 일이란다.

 

이런 글을 만날 수 있는 일...

이런 모국어를 가진 일, 이런 모국어를 빌려 쓰는 오늘, 아름답지 않은가?

 

여러분 딴짓하세요. 공부만 하지 말고 딴짓하세요. 시킨 일만 하지 말고 딴짓하세요. 창조는 어차피 두세 가지를 섞는 것. 섞어 새로 만들려면 평소 딴짓을 생활화해야 해요. 착실하게 시킨 일만 하는 사람은 평생 남 시킨 일만 하다 끝나요. 여러분, 방과후엔 딴짓하세요. 퇴근 후엔 딴짓하세요. 때때로 상식에 어긋난 짓을 하세요. 그 짓으로 여러분은 10년 후에 먹고 살게 될 거예요.(202)

 

고지식한 사회에 이런 딴지도 필요하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대로만 살면... 어떻게 사업가가 탄생하며,

선생님이 가르친 것만 이해하려 들면... 어떻게 기계 기술이 진보하겠는가?

딴짓, 그것이 창조의 원동력이다.

 

학교에서 충실히 가르치고,

제발 딴짓을 하라고 아이들에게 권장할 일이다.

 

아들 녀석, 작년까지 학교를 지옥처럼 여기고 공부를 안 하더니,

대학 가서, 지금 응원단 훈련한다고 방학도 없이 뛰어 가서 땀이 범벅이 되어 돌아온다.

유치원때 재롱잔치에서도 쑥스러워하던 인간이,

대학생이 되어 오늘 모임에 늦었다고 택시비를 얻어서 달려간다.

 

인간은 딴짓 속에서 의욕이 부풀어가는 특이한 동물인지도 모르겠다.

 

아~

사람들아~

정해진 틀대로만 살려고 들지 말고, 제발, 좀 넓고 깊게 바라보는 것도 인정하자.

아니, 자기만 착하다고, 자기 생각만 옳다고... 그렇게 여기고 아이들을 과외와 학원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지 말고,

아이들은 놀아야 창의적일 수 있음을... 좀 창의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은 환갑이 넘어서도 호기심 천국일 수 있는 곳임을 알게 될 것이다.

 

숨통이 콱 막히는 오늘,

맥주 한 캔과 치킨으로 스트레스를 날리려고 한숨을 쉬는 당신,

치맥 값으로 문단열을 만나는 일도, 행복한 하룻밤 꿈은 될 거다.

가슴이 꿈같이 설레어서...

 

청춘일 때는 몰랐어요.

중년들도 하루하루 힙겹게 사는지는.

 

하지만 이건 정말 꿈에도 몰랐어요.

여기까지 왔어도 새로운 꿈에 설렐지는(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13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