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야 사는 나무 예술과 심리 동화 시리즈 4
무세중 그림, 고희선 글 / 나한기획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킹카 나무...

이름이 벌써 죽음이다. ㅋ~

 

잘난 체하기의 극치인 킹카 나무에게 못생긴 씨앗이 하나 날아 든다.

인연이 생긴 거다.

 

그 씨앗을 떨쳐내고 싶었지만,

킹카 나무, 시름시름 자신을 다 빼앗긴다.

 

빼앗긴 것이 아니라,

다 주고 만 것.

 

산다는 건 그런 거다.

산 것은 죽은 것에 기대어 살고,

큰 것이 볼품없는 것에 기대어 살게 되는 법.

그런 순환의 원리를 바라보는 시간만큼은,

잘아지지 않는 것.

 

예술과 심리 동화란 이름으로 나온 책이다.

자신을 돌아보기 원하는 사람에게 권해줄 법한 책.

 

복효근의 '버팀목에 대하여' 같은 시를 읽고,

삶의 의미를 곱씹어 보고픈 사람이라면 한번쯤 만나도 좋을 책.

 

 

태풍에 쓰러진 나무를 고쳐 심고

각목으로 버팀목을 세웠습니다

산 나무가 죽은 나무에 기대어 섰습니다

 

그렇듯 얼마간 죽음에 빚진 채 삶은

싹이 트고 다시

잔뿌리를 내립니다

 

꽃을 피우고 꽃잎 몇 개

뿌려주기도 하지만

버팀목은 이윽고 삭아 없어지고

큰바람 불어와도 나무는 눕지 않습니다

 

이제는

사라진 것이

나무를 버티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허위허위 길 가다가

만져보면 죽은 아버지가 버팀목으로 만져지고

사라진 이웃들도 만져집니다

 

언젠가 누군가의 버팀목이 되기 위하여

나는 싹틔우고 꽃피우며

살아가는지도 모릅니다 (복효근, 버팀목에 대하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