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쟈의 세계문학 다시 읽기 - 세계명작을 고쳐 읽고 다시 쓰는 즐거움
이현우 지음 / 오월의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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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에게 책 좀 읽으란 이야기는 누구나 한다.

부모도 하고 선생님도 하고 선배들도 한다. 그러나...

뭘 읽으란 말씀?

청소년 소설 같은 것들은 쉽게 읽을 수 있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청소년 소설은 아직 제자리를 잡지 못한 듯 하고...

 

학생들이 읽기 좋은 책들을 소개하는 좋은 책으로 <독서평설>이란 책이 있다.

고딩, 중딩, 초딩용으로 발행되는데, 월간이며 매달 읽기 좋은 꼭지들로 가득하다.

지난 몇 년 간 독서 평설을 받아 보면, 제일 먼저 찾아 읽는 꼭지가 <이현우의 갑론을박>이었다.

그래서 이 책이 나오기를 오래 전부터 기다렸던 셈인데...

2010년인가는 로쟈 님이 '미리 읽는 가상 리뷰' 대회를 하셔서 응모했던 적도 있다. ㅋ

 

이 책의 좋은 점...

세계 문학을 읽는 것은, 그 시대의 문화 풍토 뿐 아니라 그 시대의 정신과 만나는 일이다.

허나 많은 사람들은 한 편의 작품이 탄생하게 된 시대적 배경, 역사적 배경, 그 외 소소한 문화사에 이르기까지 상식이 결여되어 있는 상태로 작품을 대하기 때문에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세계 문학을 읽을 때 도우미가 필요한데, 일부 도우미는 너무 앞서 가서 평범한 독자를 기죽이기 쉽다.

 

한국에는 이런 작업들이 많지 않아서, 외국 작가들의 책을 참고하려고 들면, 더 알지 못할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로 독자의 기를 죽이기 일쑤다.

이 책에선 한국 독자들이 많이 읽는 책을 중심으로 설명해 주기 때문에, 고등학생 이상 일반인들이 이 책을 참고하여 세계 문학을 읽어나가는 데 도움을 얻기 쉬울 것 같다.

 

2부의 <세계문학>에 대한 보론은 어디까지나 참고 사항이니까 건너 뛰고 싶은 사람은 부담없이 건너 뛰어도 좋을 것이다.

 

셰익스피어가 유명한 건 다 알지만, 그의 작품을 희곡으로 읽어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내가 자주 짖궂게 내는 퀴즈로, 셰익스피어의 소설 4가지를 대는 아이에게 빵 사준다~ 그러면,

아이들은 신나게 햄릿, 오델로, 로미오와줄리엣, 베니스의 상인, 맥베스... 이러고 들이민다. 답은... 모두 희곡인데... ^^

애들은 날 잡아먹을 듯 사기꾼 취급하지만, 의외로 이거 오래 기억하는 애들이 많더구만.

좋은 교육방법이다. ^^

 

셰익스피어를 제국주의 시대와 연결지어야 하는 것도 당연한데 드물게 보이는 시선이다.

괴테의 파우스트 역시 미하일 불가코프의 <거장과 마르가리타>와 연결지어 설명하여 재미있다.

 

사랑은 골목길에서 갑자기 살인자가 튀어나오듯이 우리 앞에 나타나

우리 두 사람에게 달려들었습니다. 번개처럼, 단도처럼...

 

이런 문장을 만나는 일도 이 책을 읽는 재미다.

 

작품에 대한 설명과 함께, 다양한 철학적, 역사적, 신학적 저작들과 엮어 읽기를 시도하는데,

붉은 띠지로 표시한 <겹쳐 읽기>는 심화 독서의 한 방법으로 활용할 만 하다.

 

이탈로 칼비노의 이야기 : 고전은 '나는 ~를 다시 읽고 있어'라고 말하는 책이라고 한다. 너무도 유명하기에 '지금 ~를 읽고 있어'는 쪽팔린다고... ㅋ

 

로쟈는 전조등을 환하게 밝혀주는 역할을 하지만, 시선을 고정하여 골몰하여야 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이 전조등만 보고 전방을 주시하지 않는 일은 독서를 하지 않는 일이다.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애도에 대한 관점을 읽어둘 만한 부분.

 

누가 죽었다고 해서 좋아하던 것까지 그만둘 순 없지 않니?

특히 우리가 알고 있는, 살아있는 사람보다 천 배나 좋은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지.

 

미성숙한 사람의 특징은 어떤 대의를 위해 고결하게 죽기를 원한다.

반면에 성숙한 사람의 특징은 대의를 위해 겸허하게 살기를 원한다는 것.

 

카뮈의 이방인이 두드린 '네 번의 짧은 노크 소리'와도 같은 불행의 문에 대한 비유는 신선하다.

 

진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있지 않다면 도스토예프스키는 그리스도 곁에 남겠다고 했다.

아마 카뮈는 진리 대신에 지중해를 택할 것이다.

그리스도도 지중해도 없는 로쟈는 귀엽게 탄식한다.

 

나의 삶은 내가 바라는 바에 적합하지 않구나~ ㅋ

 

이 책에서 읽고 싶은 책을 하나 주웠다.

 

<백야에서 삶을 찾다>, 오종우, 예술행동, 2011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안나 카레니나, 닥터 지바고에 대한 자세히 읽기가 편안하고 친절하단다.

 

<수정했으면 하는...>

 

317. 알렉산드르 블로크... 이후에선 블록으로 표기되어 있다. 통일성을 기했으면...

318. 시 속에 '논보라'... 눈보라의 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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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01 23: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7-03 08: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7-02 0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12-07-03 08:30   좋아요 0 | URL
ㅋ~ 땡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