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무덤의 남자
카타리나 마세티 지음, 박명숙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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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식남 남편을 잃은 여자, 데시레...

남편의 무덤가에 가서 신세 한탄을 하던 중, 옆 무덤의 남자를 만난다.

 

도서관 사서이면서 지적인 이미지의 도시 여자 데시레와,

천생 농부인 벤니의 사랑 이야기는 순박하면서도 졸깃거리는 맛이 일품이다.

 

나이든 그들의 사랑에서 상큼한 야채 샐러드의 드레싱 향과 질감이 느껴지는가 하면,

새침데기 데시레가 요부처럼 뜨거운 여자로 변하는 대목에선 화끈한 사천 요리의 매콤함도 느껴진다.

그들의 달콤한 시간은 초콜릿 무스라도 입에 넣고 녹이는 듯한 시간이지만,

애초에 그들은 어디서 만났던가?

 

첫 데이트의 작업 멘트가

"저기, ...... 같이 묘지 한 바퀴 돌지 않을래요?"여서는... 해피엔딩을 기대하기 어렵지 않을까? ㅎㅎㅎ

엔딩 역시, 여성들의 천국 스웨덴답다.

한국에선 있을 수 없는 방식의 해피엔딩이다. ^^

(이 드라마가 과연 해피엔딩일지는, 스웨덴 사람에게 물어봐야 할 노릇이다.)

 

행복한 사랑의 이면에는 늘 불안감이 동전의 양면처럼 따라다닌다.

 

그토록 좋았던 것이 이렇게 나빠질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늘 하게 만드는 것이 사랑 놀음이다.

하지만, 그런 불안감보다 더 큰 행복감이 또 사랑의 묘미 아니던가?

 

벤니 : 나는 그녀가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언제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는 기분이었다.

데시레 : 그럴 때의 벤니는 마치 용돈을 꼭 쥔 채 사탕 가게 진열장에 얼굴을 바짝 붙이고 한참 동안 서서 침을 흘리고 있는 어린아이 같았다. 그는 내 몸을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오감을 모두 동원하고 때로는 육감까지 동원해 1제곱센티미터 넓이로 샅샅이 훑고 탐색했다.

 

그들의 사랑은 결말을 예고한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의 암묵적 협약이 두 가지 있었다.

 

1. 하루하루를 잘 지내는 것.

2. 공동의 삶을 암시하는 선물은 피할 것.

 

그들의 이별 후, 고통스런 날들을 겪는 일도 당연지사. 그 묘사가 가슴을 치게 만든다.

 

한 시간이라는 시간 속에는 엄청나게 많은 1분이 존재했다.

그리고 내 삶에서 그 1분1분은 너무나 느릿느릿 지나가고 있었다.

나는 끊임없이 손목시계를 들여다보았다.

요구르트를 삼키는 것조차 힘이 들었다.

 

손에서 놓기 힘든 연애 소설을 찾는 사람에게라면, 당장이라도 떠안기고 싶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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