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리트미 예술 - 혼을 그리는 동작
루돌프 슈타이너 지음, 김성숙 옮김 / 물병자리 / 2003년 1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발도르프 학교의 오이리트미에 대한 강연들을 모은 책이다.

표지가 참 예쁘다. 사진으로 검색되지 않는 것은 안타깝지만, 옆부분 제목 자리에는 진분홍(분홍보단 진한데 색 이름을 모르겠다. 진달래색이라고 할까?)이고, 그 외는 연두색에 오이리트미 포스터가 은은하게 깔려 있다.

오이리트미는 슈타이너 학교의 언어예술이다. 어린이들이 연분홍, 오렌지, 하늘색 등 파스텔 색조의 옷을 입고 언어의 자음, 모음을 몸으로 표현하는 과정이다.

혼을 그리는 동작이라고 부제가 붙어 있다. 혼. 영혼. 정신. 인간에게 이것들이 없다면 인간이라고 할 수 없다.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바로 혼이다. 그런데, 내가 학교에서 아이들의 혼을 어떻게 지도하는가. 과연 매순간 아이들의 '영혼'에 관심이 있기나 한 것일까? 하고 요즈음 반성하며 읽었다.

이 책을 읽고 오이리트미에 대해 알고자 하는 사람에겐 별로 권해주고 싶지 않다. 솔직히 이 책을 읽으면서 별로 알 수 없었다. 오이리트미에 대해서는 고야스미치코의 책에서 더 상세하게 관찰한 것이 있다. 이 책은 다만 오이리트미의 철학적 기반에 대한 연설을 적은 것들이다. 나는 슈타이너의 책을 읽으면 왠지 수도하는 느낌이 들어 좋다. 그의 말들로 세례를 받고 아이들을 바라보면 왠지 그들의 영혼 앞에서 나도 하나의 영혼의 자격으로 서 있는 느낌이 들어서... 내게 슈타이너 학교의 의미는 대안학교로서의 의미보다는 자기 성찰의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오이(아름다운) 리트미(리듬)을 들으면서 병아리처럼, 사푼사푼 걷고 몸을 놀릴 아이들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아름다운가. 천박한 가수들의 저속하고 관능적인 춤사위를 따라하는 어린 아이들을 보면 우린 아이들에게 독사의 독같은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건 아닌지... 늘 돌아보게 된다.

인간의 언어를 관습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영혼과 육체가 조응하는 관계로 본 그의 통찰력에 새삼 경외감을 느끼며 조잡한 나의 삶 속에도 영혼의 한 떨기를 피워올릴 수 있을지를 의심해보며, 돌아보는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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