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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페포포 투게더
심승현 지음 / 홍익 / 2003년 10월
평점 :
절판
늘 반복되는 일상들은 마침표와. 말줄임표와... 물음표 투성이????지만, 가끔은 누구에게나 느낌표!의 순간이 올 때가 있다. 어느 날 아침 갑자기 보이는 세계. 그렇지만 평범한 우리들은 그런 순간들을 놓쳐버린다. 아무 가치도 없는 일을 하는 데 바빠서.
하루 정도 출근을 안 할 수도 있고, 꾀병을 부릴 수도 있고, 학교를 안 갈 수도 있는데, 마치 그러지 않으면 큰일 날 듯이 우리는 살고 있다. 그 중요한 느낌표를 만났을 때 조차 말이다.
그렇지만 파페포포의 작가 심승현씨는 그 순간을 기록하는 재주를 가졌다. 사실은 큰 재주도 아니지만, 우리에겐 없으니 소중한 재주랄밖에.
누구에게나 사랑의 순간이 스치고 지나가기도 하고, 허전함에 아쉬워하기도 하고, 자신의 모습을 부정하다 부정하다 지쳐 잠이 들기도 하고, 나의 환경이 남보다 못함에 비틀어지기도 하고, 가끔은 자랑스러운 자기 모습과 부끄럽기만한 그림자를 바라보기도 한다.
부모님과 친구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상처를 받기도 하며, 뭔가 중요한 일을 위해 산다는 의욕에 젖어 잠이 깨는 날도 있고, 이렇게 살아서 무엇하나 하면서 우울하게 잠속으로 빠져 드는 날들도 있는 법이다.
파페포포의 작가는 꿈이 그다지 화려하지 않다고 적고 있다. 그렇지만 그가 가진 재주(남들이 쉽게 잊고 쉽게 놓쳐버리는 순간을 기록하는)를 파스텔톤으로 깔끔하게 그려내는 삶이 그의 날들을 화려하게 만들 것임을 의심치 않는다.
작가의 부단한 기록과 아름다운 결과물들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