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냄새 : 삼성에 없는 단 한 가지 평화 발자국 9
김수박 지음 / 보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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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모든 걸 가졌다.

돈도, 땅도... 그리고 권력과 그 시녀들도...

그러나, 삼성이 가지지 못한 것 하나, 바로 사람 냄새.

 

삼성 반도체에서 새파란 청춘들이 백혈병으로 쓰러져 죽어갔다.

고등학교를 겨우 졸업한 아이들이

그 팔팔한 피가 식어가는 동안,

삼성이 한 일은... 사기와 회유, 회피와 협박... 이런 더러운 짓이었다.

돈을 준다고 하고 사표를 종용한 후, 돈을 안 준다. 치사한 새끼들.

산재 처리 해달라고 하면, 개인적 질병이라고 안 해준다. 더러운 새끼들.

 

이 책에선 백혈병으로 죽어간 유미의 아버지가 진실을 밝히기 위해 뛰어다닌 기록과,

삼성이 어찌하여 최고의 기업 이미지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하여,

노조를 억압하여 왔던지를 만화로 표현하고 있다.

 

분통이 터지고, 화가 난다.

그 젊은이들의 아픔에 가슴이 저리고, 눈물이 난다.

이런 꼬락서니의 나라에서 그 기업에 뽑혀가는 것을 최고의 출세로 여기는 세태에 속이 뒤집어진다.

 

그렇지만, 지금도 그 죽음의 공장 앞에 이력서는 끝모르게 높이 쌓여만 간다.

이력서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기업의 이윤도 쌓여 가고...

 

반올림(SHARPs) 이란 단체는 '반도체 직업병 문제를 밝혀 산업 노동자의 노동건강권을 확대하자는 목표로 모인 사회, 인권 단체들의 연대체라고 한다.

Solidarity(연대), Help(지원), action(직접행동), Research(연구), Public relation(더 많은 홍보를 위한 선전)의 약자다.

 

이 젊음들의 죽음에 답해야 하는 것은,

꼭 삼성만은 아니다.

삼성의 독주를 알면서도 방기한 정치권 뿐만 아니라,

그런 사회를 만들어 놓은 모든 어른들에게도 책임을 묻고 답하라고 캐물어야 한다.

 

왜 투표하러 오지 않느냐고 꾸짖을 것이 아니라,

제발 좀 찍고 싶은 놈들이 정치를 하라고 꾸짖어야 한다.

또다시 진보세력 물어뜯기가 이전투구의 뉴스를 흘리고 있다.

똑같이 더러운 놈들이라고 묻어가려는 소행임이 안 봐도 비디오다.

 

가진자들을 위하여 온갖 연대, 지원, 행동, 연구, 홍보를 아끼지 않는 <삼성>과 <정부>에 맞서,

많이도 말고, 반음만 올려서 인간답게 살자는 반올림(#) 운동이 질 수밖에 없는 다윗의 싸움인 것도 뻔하지만,

결국 골리앗을 쓰러뜨리는 것은 다윗들의 의지다. 다윗들의 연대이고, 다윗들의 관심이다.

 

세상은 우연성에 의하여 촉발된 일들 투성이지만,

부정부패에 맞서 싸운 이들이 전진을 위하여 십보 후퇴 일보 전진하여온 것들이 역사의 기록들이지만,

다윗들의 연대는 늘 전진의 기록을 남긴다는 것을 잊지 말고 살도록 일깨워주는 좋은 책이다.

 

어차피 더러운 세상, 이러고 관심을 접으려는 이들이 한번쯤 고민하며 읽으면 좋은 책.

그래서 총선은 기권했어도, 대선은 꼭 찍으러 가겠다는 맘을 들게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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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06 14: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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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08 20: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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