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 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
조정연 지음 / 국민출판사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삼성에서 지은 래미안 아파트 광고였나?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누구인가를 말해준다는 네가지 없는 구절이 있었다.

올 래, 아름다울 미, 편안 안... 여기 와서 살면 이뻐지고 편해져요~ 하고 꾀는 문구다.

 

언어는 그만큼 중요하다.

이 책은 제3세계 아이들이 얼마나 비참하게 사는지를 그려주는 책이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가난한 나라, 전쟁이 일상인 나라의 아이들에겐,

굶주림과 중노동, 장시간 노동과 인신 매매, 성적 학대 등이 일상처럼 다가온다.

 

자, 그 아이들에 비하면...

넌 네게 얼마나 행복한지 알고 있어?

이 배불러 터진 자식아!

이런 말인가?

 

정말 네가지 없는 발상이 아닐까?

 

오늘 어떤 고등학교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강사로 불려갔다.

아이들은 빨리 집으로 갈 생각뿐이었는데,

나는 '공부하는 방법'을 강의해야 했다. 헐~

최악의 조건.

그래서, 한국의 교사와 부모들은 왜 공부하라는 말만 하느냐.

객관식.

1번. 미쳐서(애들이 1번, 을 환호했다. ㅋㅋ 그래. 미친 것도 같다. 사회 전체가...)

2번. 외계인이어서...(이건 아닌가보다 했다.)

3번. 한국인이어서...(이랬더니, 아이들이 출제자가 의도한 정답을 찾았다.)

 

한국의 미래를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로 비유할 수 있다.

거기서 멍때리고 있으면 점점 비참한 경제적 나락으로 굴러떨어지는 것을 한국의 어른들은 온몸으로 경험했다.

그래서 아이들이 올라가라고 채찍질하는 것이다.

가능하면 뛰어 올라 가라고...

 

총알이 날아오지 않는다고,

먹고 살 만 하다고,

나가서 중노동에 시달리지 않는다고,

그 나라 아이들보다,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배부른 것, 편안한 것은 '행복'의 '필요조건'일 수는 있다.

행복하기 위해선, 먹고, 쉬고, 즐겁게 일하고, 배우는 모든 것이 필요하다.

마치 베네딕트 나무물통의 널빤지 하나가 부러지면,

물은 가장 낮은 높이만큼만 채워지는 원리와 같다.

 

그러나, 배부르고 편히 쉬고 학교에 갈 수 있다고 행복한 건 아니다.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아이들의 미래 사회가 열린 공간이어야 한다.

어떤 직업을 가지든 기본 가정 생활을 누리는 데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

그래야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을 할 수 있다.

한국의 비정규직과 정규직은 분명히 <천>과 <귀>로 나뉜다.

정치, 이걸 엉망으로 하고,

너희는 북한 애들보다 행복해~ 이렇게 말하는 건 어폐가 있단 거다.

 

시에라리온처럼,

소년병을 죽이지 않고 팔다리를 잘라 장애자로 만드는 이유는,

그럼으로써 국력이 약해지는 것을 획책하는 것이라는 무서운 이야기들이 이 책엔 가득하다.

물론, 그 아이들은 행복이란 추상명사에 대하여 생각하기도 힘들 것이다.

난쟁이 가족들은 늘 지옥에서 천국을 꿈꾸었다고 하지만,

이 아이들에겐 꿈꿀 천국조차 사치일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런 네가지 없는 제목이란...

 

이 책의 2권은 동남아, 중남미, 북한이야기란다.

그래, 그 아이들보다 행복해서 아이들이 죽어나간다는 이야길까?

제발, 똥은 뱃속에나 넣고 있는 걸로 만족했음 좋겠다.

머릿속엔 그거 대신 뇌를 탑재한 인간들로 살아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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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hir 2012-02-28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제목이 너무 기가 막혀요.

글샘 2012-02-28 11:24   좋아요 0 | URL
그래요. 아이들에 대한 모독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