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생이 아프면 부처도 아프다 - 명진스님의 사회성찰 이야기
명진 스님 지음 / 말글빛냄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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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함과 이기적임의 극단을 보여주는 가카의 시대.

이천 년 역사를 가진 불교 종단은 위기감이 크다.

'통도사가 무너지게... 범어사가 무너지게 하여 주시옵소서...' 하더니,

금기야 범어사 천왕문에 불을 질렀다.

이럴 때 그들이 쓰는 말로 아멘..이다.

지난 여름, 범어사 천왕문 앞 불탄 자리를 바라보면서 저녁 6시 반의 범종소리를 들었다.

운판과 목어까지 다륵다륵 울리는 소리를 들으며,

정말 그 불지른 사람에게 불쌍한 생각이 들었다.

 

봉은사 주지였는데 엠비의 외압으로 절을 떠나신 모양인데,

이런 스님이 계셨는가 싶을 정도로 사회 문제에 정통하시다.

<스님은 사춘기>란 책에서 소개된 스님의 모습은 이렇다.

 

명진 스님은 자유인이다. 송광사 해인사 봉암사 등 선방에서 40안거를 나며 ‘나는 누구인가’를 물을 때도 시대의 아픔에 공감하며 치열한 역사의 현장에 서 있을 때도 그는 늘 바람처럼 구름처럼 자유로웠다. 그랬던 명진 스님이 2006년 봉은사 주지를 맡게 되자 사람들은 과연 그가 큰 절의 주지 소임을 잘 해낼까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스님은 천 일 동안 산문을 나서지 않고 매일 천 배씩 절을 하며 봉은사의 수행기풍을 바로 세웠고, 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불전함 열쇠까지 신도들에게 맡겼으며, 일요일마다 법당을 가득 메운 신도들 앞에서 불교가 무엇인지를 간곡히 설하였다.

 

불전함은 주지의 용돈이라는데, 제대로 된 스님이었던 게다.

하긴, 어버이 연합이 반대하고 나선 걸 보면, 제대로 된 스님이 맞다.

요즘엔 어버이 연합이 설치는 데 진리가 있다.

진리의 바로미터... 어버이 연합의 역설.

 

호국 불교도들이 前 봉은사 주지 명진의 ‘멸빈’ (滅擯. 죄를 짓고도 뉘우치지 않을 때, 승려의 신분을 없애고 다시 속인이 되게 함) 을 촉구하고 나섰다. (2011. 12. 12)

 

정봉주의 입감을 기념하여 용돈도 주신 분이다.

오죽하면 국가 원수가 아니라 '국민 웬수'라며 mb를 꾸짖는데,

자승이라는 승려가 또 그렇게 청와대와 코드가 맞는 모양이다.

어디 가나 아부에 능하고 코드 조율에 기막힌 소질을 보이는 이가 있다.

 

4대강의 고통을 온몸을 사르면서 소신공양한 스님이 나온 것도 이 정권에서다.

문수스님의 소신공양 소식은 아직도 나는 몸으로 기억한다.

고딩때 배운 등신불에서 소신공양이 나오는데, 불꽃이 정수리를 찌르는 감각이 소설을 읽는 것만으로도 살아있었다.

한 인디언의 말을 인용하여 도둑놈들을 꾸짖는다.

 

마지막 나무가 베어져 나가고,

마지막 강이 더렵혀지고,

마지막 물고기가 잡힌 뒤에야 그대들은 깨달으리라.

돈을 먹고 살 수는 없다는 것을...(330)

 

이 정부들어 참 많은 사람을 고인으로 보냈다.

두 전임 대통령을 보냈고(잘 하면 한놈 더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김수환 추기경과 법정 스님을 보냈고,

리영희 선생님과 어제는 김근태 선생님까지 고문후유증으로 세상을 버리셨다.

 

파사현정, 삿됨을 깨뜨리고 옳음을 드러냄.

따로 옳음을 구할 것도 없다.

거짓을 깨뜨림이 바로 옳음을 드러내는 법이라고 스님은 말씀하신다.

그래서 죽비가 엠비를 깨버릴 수 있음을 역설하시는 것이다.

 

스님의 모임을 '단지불회'라고 한다.

다만 단, 알 지, 아니 불, 모일 회. 다만 아는가, 알지 못하는 줄을...

보조스님의 수심결에 나오는 말이란다.

 

스님이 알기 위해, 세상과 소통하고 거짓을 드러내는 이야기를 하는 거겠다.

스님의 성찰 이야기, '스님은 사춘기'도 찾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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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 위키리스크... 리크스... 나도 이거 잘 헷갈린다.

 

186. 네 번 절하고 아홉 번 고개를 조아리는 '사배구고두'의 치욕을... 삼배구고두...다. 세번 절하면서 아홉번 이마를 찧는 만주족의 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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