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책 + 테이프 1개 + 영한대역 핸드북) 두앤비 원서읽기 1
스펜서 존슨 지음, 강주헌 옮김 / 두앤비컨텐츠(랜덤하우스코리아) / 2004년 8월
평점 :
품절


the Present - the Gift of the God

제목이 프레즌트다. 선물, 또는 현재란 뜻의 단어.

이런 영문장이 있다. Yesterday is history, Tomorrow is a mystery, Today is a Gift - it is the reason we call it 'Present'(대략 생각나는대로 썼기 때문에 문법적으로 문제가 있어도 난 모르겠음)

스펜서 존슨의 먼젓번 책 '치즈'도 상당히 '정신차려'식 책이었다. 변화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삶의 방식에 대한 메시지. 나도 그 책을 읽고 나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그 사실은 그닥 새로운 것은 아니지 않은가. 우린 늘 같은 쳇바퀴에서 돌고도는 존재들이니 말이다.

이 책, 선물도 새로운 주제를 탐할 수 없는 교훈적인 책이다. 주제도 뻔하다.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중 가장 큰 것은 바로 지금이란 것.

'겅호'란 책에 이런 말이 나온다. (거기 안 나오는지도 모른다. 내가 비슷한 시기에 읽은 건지도.)

now-here, otherwise no-where!(지금 여기서 하지 않으면, 어디서도 할 수 없다는...)

삶에 대한 개똥철학들이 여기 저기 뒹굴고 있는 시대다. 코미디언들이 사회를 보면서 교훈적인 멘트를 날리기도 하고, 정치가보다는 그런 이들의 멘트가 훨씬 삶의 진실에 가까운지도 모른다.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 지금은 우리가 소비할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시간(시각이란 표현이 맞을지도...)이다.

서점에서 대략 이런 책이구나 하고 읽고 말려다가, 씨디로 녹음이 되어 있다는 바람에 하나 샀다. 책 사는 데 돈 쓴 지도 오랜만이다. 특히 일반 서점에서 책을 산 것은. 출퇴근 길에 영어로 듣고 있는데, 사실 거의 안 들린다. 더 영맨과 올드맨 정도만 들릴 뿐... 그러나, 올해 안에 이 씨디를 거의 외우다시피 하리라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지금 내가 너무 정신없이 살고 있기 때문에 이 계획은 어거지일 수 있지만, 그래도 피곤한대로 목표를 갖고 싶다. 그래서 영어 듣기를 시작해 보려 한다. 이 선물을 계기로.

이번에 유럽에 갔다가 영어 못해서 곤란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주변의 일행은 나보다 더 못한 이들이어서 내가 가이드 역할 하듯 했지만, 진작에 왜 영어 듣기 좀 안 했는지 반성 많이 했다. 이 씨디 매일 듣고, 아이들 영어 듣기 공부할 때 나도 듣고, 올해 말쯤엔 토익 시험이라도 한 번 쳐 보려 한다. 그리고 지금은 매일 열 시에 퇴근하니 어쩔 수 없지만, 수능 다음날부텀은 다시 피아노 학원을 다니리라. 어린이 바이엘 넉달만에 마치고 일 년을 쉬었으니 다 까먹었겠지만, 내가 살면 얼마나 살겠나. 수능 마치는 날만 기다린다.

지금 이 순간 정말 치열하게 살고 싶은 사람은 아니다. 점심 먹고 해운대 달맞이 고개 길카페에서 삼백원짜리 커피 한잔 들고 태평양 바라보는 걸 즐기는 사람이고, 소파에 쿡 쳐박혀서 서너시간 책 읽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다. 느긋하고 멍청하게... 그렇지만, 또 하고 싶은 걸 열심히 하고 싶기도 하다.

마흔이면 불혹이라 했는데, 아직도 여러 요소에 마음이 아프고, 저리고, 비틀리고, 우울하고, 성나고, 들뜨고, 심난하고... 그렇다. 내년이면 불혹인데 어느 날 갑자기 바뀌지 않는 내 마음은 그냥 어린 상태로 살려는 운명이려니 한다. 우리 반 아이들이 자기들이랑 스무 살 차이인 아저씨를 친구 대하듯 하는 걸 보면, 정신 연령은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오늘, 현재, 이런 생각을 하면, 또 돌이킬 수 없는 과거에 대한 죄책감과,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을 즐겁게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날마다 실감한다.

종교적 사념의 근본도 결국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연관되어 있는 것이고, 현재를 바르고 행복하게 살게 하자는 것이니 현재를 잘 사는 것은 선물인 동시에 무거운 의무라고나 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