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자 잡혀간다 실천과 사람들 3
송경동 지음 / 실천문학사 / 201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송경동의 시집은 노동 현장이 그대로 살아있는 날것의 맛이 난다.

노동의 현실이 갈수록 팍팍해지는 세상에서,

비정규직의 싸움이,

해고자들의 싸움이, 더 많아질 수밖에 없는 일상에서,

송경동의 노동시와 만시는 자꾸 울먹이면서 늘어만 간다.

 

그의 시로는 짐작이나 하던 그의 삶의 결이,

이 산문집에서는 그대로 드러난다.

괜스레 슬프다.

어둡던 어린 시절에 대한 그의 반추가 슬프고,

희망을 이야기하지만, 너무나도 절망스러운 노동 현장이 슬프다.

 

세상의 무관심과

그 무관심을 적극 조장하는 정부와 가진자들이 슬프고,

두 눈 부릅뜨고 바라보면,

가진자들은 모두 똑같다는 걸 보게될 때 슬프다.

 

결국 그는 꿈꾸다 잡혀갔다.

지난 달 희망버스 건으로 그를 구속하고 만 것이다.

날이 몹시 추워지는데, 송경동의 마음은 더 시릴 것 같다.

 

이 책에서 만나게 되는 이름들은 눈물겹다.

삼성 반도체에서,

한진 중공업에서,

포스코에서, 기타 공장에서... 싸우고 울부짖다 죽어간 꽃잎처럼 여린 생명들의 이야기는 가슴 아프다.

 

노무현을 덧없이 존경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그에게 바랐던 것들을 무참히 짓밟았던 대통령에게,

원망어린 투정 정도야 던질 수도 있지 않나 싶어서...

그렇지만, 그 역시 시대의 희생이 되어버린 현실에서 서로 원망하면 무엇하랴 싶으면서도,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노무현의 공과 그의 실책들은 명백히 나뉘어야 한다.

그 관 위에 뿌린 눈물로 유훈 통치를 하는 김정일처럼 감정적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에게,

정말 밑바닥에서 살아가는 삶들에게 진보란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생각하도록 읽히고 싶다.

 

진보는 밥이어야 한다.

진보의 정치는 밥을 주고 눈물을 닦아주는 거라야 한다.

좌파 부르주아 라든가,

왼쪽깜빡이 켠 우회전 같은 건 오히려 밥그릇을 걷어차는 일일 수 있음을

방송도 어떤 매체도 다루지 않을 때,

이런 기록자들이

눈을 부릅뜨고 바라보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비록 잡혀갔지만 꿈꾸는 자는 살아 있다.

두 눈 형형하게 뜨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