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젤스 플라이트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6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6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LA라는 배경, 90년대 말이라는 시기.

1992년 폭동이 일어난 기억이 지워지기도 전이며,

컴퓨터 세상이 인간의 더러운 곳을 담는 방향으로 치달아 가기 시작할 무렵.

 

해리 보슈는 여지없이 한 살인 사건을 담당하게 된다.

피살자는 흑인 변호사로 경찰에게 엿먹이기 일쑤였던 공공의 적.

 

범인을 쫓으면서 보슈는 뜻밖의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그 뜻밖의 사건은 시대의 조류에 편승한 소아성애적 인터넷 사이트와 연관된 것.

 

뜻밖의 사건은 뜻밖의 고리를 통하여 풀리면서 이전의 살인사건과 교차점을 맺게 되는데...

 

경찰 보슈의 사건 전개와 평행선을 그리면서

주로 드러나지 않는 스토리 라인의 저편 어디에서

계속 일정한 거리감을 유지하면서 보슈의 마음 한 켠을 무지룩하게 누르는 것이 있다.

아내와의 관계다.

 

어쩌면 LA에서 가장 짧은 철도인 '엔젤스 플라이트'란 시설물에서,

두 대의 기차가 교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 두 대의 기차를 자신과 아내의 모습에 투사한 것이나 아닐는지.

두 대의 기차는 교차할 때 잠시 스쳐지나갈 뿐,

나란히 멈춰 서서 교감할 일은 없다.

 

다만, 살인 사건이 나서 한 대가 멈춰섰을 경우엔, 다른 한 대만 운행하게 되면서 몇 번 멈춰서긴 했을 터이다.

실제로 꿈을 꾸면서 해리가 말한 것을 엘리노어는 '엔젤스 파이팅'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천사들이 뒤엉켜 싸우는 곳. ㅋ 세상은 그렇고,

이 소설 속의 정의 구현자들 역시 그렇고 그렇다.

 

엔젤스 플라이트, 천사의 비행선들은 그래서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산 것만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천사들이 사는 곳,

결코 가고 싶은 곳은 아닐 터이다.

 

the inequalities of it all. -IOIA

우리말은 '즐감' 처럼 이니셜을 따도 의미가 사라지지 않지만,

영어는 이니셜론 부족한 뭣이 있다.

그렇지만 그런 이유로 TGIF 처럼 알고 나면 재밌는 말들도 많다. 

세상 참 불공평하지...

 

소설 속에선 악이 벌을 받는다.

현실 속에선 악이 기세등등하다. 역시 교행일 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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