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정봉주 - 나는꼼수다 2라운드 쌩토크: 더 가벼운 정치로 공중부양
정봉주 지음 / 왕의서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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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꼼수에 등장하는 4인방을 생각하면 참 다양하게 모였다는 생각이 든다.
 

김어준 총수는 태양인 성향을 보인다.
탁월한 통찰력과 천재적인 언어 구사력으로 잡다구레한 사안을 좌르륵 정리해 버린다. 

이빨 1 정봉주 전 의원은 소양인이다.
가볍기 그지없고 경박하기 짝이 없지만, 넘치는 활기와 에너지로 깔때기를 들이댄다. 

이빨 2 주진우 기자는 소음인이다.
꼼꼼하고 세심하기가 참빗과도 같지만, 조금씩 나아가는 뚝심과 고집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시사평론가 김용민 피디는 태음인이다.
넉넉하고 후덕하여 어떤 어려움도 너그럽게 넘기며 느긋한 품성으로 일을 완성해 낸다. 

이 책은 가볍고 경쾌한 정봉주 전 의원이 폭풍집필의 깔때기를 그토록 들이대던 그 책이다. 

나꼼수의 주제는 분명하다. 숨겨진 정권의 의도를 찾아내는 것이다.
보수 언론이 왜곡하는 것, 감추고자 하는 것을 집요하게 찾아내 들춰내는 것이다. 

그리고 국민과 함께 소통하는 것이다.(34) 

탄돌이(탄핵국면을 타고 당선된 국회의원) 정봉주에게 BBK 저격수란 임무가 주어졌고,
이 시대 가장 탄압받고있는 국회의원 중 한 명이므로, 이 시대에 그처럼 나꼼수에 어울리는 인물은 없다.
그리고 그 가벼운 입술은 역시 방송에 적합하다. 

이 책 역시 나꼼수로 시작한다. 나꼼수 없는 정봉주는 아무래도 의미가 적으니 말이다. 

히틀러가 집권하던 당시, 신학자인 마르틴 니묄러의 말을 반면 교사로 삼자. 

나치는 우선 공산당을 숙청했다. 나는 공산당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유대인을 숙청했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노동조합원을 숙청했다. 나는 조합원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가톨릭교도를 숙청했다. 나는 개신교도였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나에게로 왔다.
그 순간에 이르자 나서줄 사람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150) 

정봉주와 나꼼수 팀이 이 정권과 맞서 싸울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나서지 않으면 나꼼수는 힘없는 한 알갱이 좁쌀같은 존재일 뿐. 

그렇지만, 이 책의 기획처럼, 현임 대통령은 퇴임 후 입지가 참으로 곤란하다.
오늘 한겨레에 '강북 사저'를 운운하는 것을 보면 퇴임 후 논현동에 살기가 어렵다는 생각을 하는 모양으로,
어딘가에 철옹성을 쌓고 숨어있을 벙커를 모색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분명히 다음 정권에서 그는 국정감사를 받고 청문회 자리에 서야 한다.
BBK에 책임이 있다면 책임을 지겠다는 자신의 말을 휴지조각처럼 딛고 그 자리에서 통한의 피눈물을 흘려야 할 것이다. 

꼭 가카 헌정 방송이 가카를 큰집에 보내려는 의도만은 아니다.
이 세상의 정치 풍토를 좀더 가볍고 경쾌하게 만들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서서히 턴을 하는 모습을 그들은 이끌어 내고 있는 것이다. 

보수는 욕망에 호소하고 있고, 진보는 가치를 지향한다.
정치는 분명 가치여야 한다. ...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유혹할 수 없으면 구원할 수도 없다. 또, 욕망이 가치를 이긴다.(169)  

욕망을 정치한 집단이 완승을 했다.
진보는 가치만 얘기했다.
현실적으로 욕망을 얘기할 수 없었기에.(173) 

멋지고 경쾌한, 신나는 삶의 지향을 받아들이는 모습의 진보가 호소력이 있다.(174)

이렇게 욕망과 가치를 들이대면서 '닥치고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함을 소망한다.
소망교회 장로님의 욕망보다 국민의 욕망이 이젠 더 커졌다.
정봉주 깔때기가 한 역할은 참으로 지대하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은 표현의 자유를 뛰어넘는 그 이상의 의무를 지고 있습니다.
표현의 의무를 지고 있는 것입니다.(194) 

비통한 표정으로 '존경하는 재판장님' (ㅋ) 께 드리는 글에 나오는 이런 멋진 구절은,
며칠간의 과외로 습득했다는 의원의 포스를 뛰어넘는 것이다.

공지영이 표지에서 <어느 정치가가 이토록 잘난 척을 하면서 이토록 귀여움을 받을 수 있단 말인가>하고 칭송했다.
그는 지금 사랑받고 있다. 

정봉주와 미래권력스(미권스)를 통하여 수십만의 팬클럽을 가지고 있는 국회의원은 전무후무할 것이며,
노란 풍선의 노무현을 뛰어넘는 관심을 받고 있다.
물론 어둠 속의 촛불이어서 그 빛이 더 밝아보이는 것일 게다. 

달려라, 정봉주.
그리고 4인방도 달려라.
나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열심히 달릴 터이니 함께 달리자. 

민주주의를 말해도 되는 나라.
제 목소리를 낸다고 탄압받지 않는 나라.
그리고 멀리는 국민을 위한 국가로 바로 서는 나라를 바라보면서라도 죽음을 맞기 위해서. 

 

 -------- 오타와 재고를 바라는 사항들... 몇 가지.

159. 방어기재... 방어기제로 바꿔야 한다. 

230. 기획입국썰(舌)은 아무래도 한자가 말씀 설(說)이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썰을 풀다~완 좀 다른 뉘앙스. 

240. 여덟 차례...는 '여러 차례'가 아닐까 싶다. 아무리 깔때기 정 의원이지만, ㅋ 여덟 차례는 너무 봉도사 수준. 

296. 교과부(교육과학부)는 (교육과학기술부)로 바꿔주면 좋겠다. 지금은 교육위 의원이 아니라지만, 이왕이면 명칭을 좀 정확하게 써 주는 것이 이 정부의 꼼수를 드러내는 데도 도움이 되겠다.(교육,과학,기술을 묶어서 뭘 하겠단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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