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들 플라워
김선우 지음 / 예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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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가,무,섭,지,않,은,가 

이렇게 쓴 하드보드를 들고 섰던 여학생들이 있었다. 

 

이 아이들이 이제 투표권이 생겼다.
이 아이들은 스마트폰으로 24시간 의사소통을 한다.
소위 소셜 네트워크 세대다. 

권력과 돈이 있는 사람들의 뇌물, 탈세를 빼면 비교적 범죄율이 낮은 나라, 한국 

치안은 잘 되어 있다.
더러운 범죄가 많다. 

2008년 촛불 집회가 억압에 의해 사그러들고,
2009년 용산에서 참사가 일어난 후,
김선우가 인터넷에서 연재했던 소설이다. 

나는 연재소설을 싫어하는 편이다.
감질나게 읽는 것도 싫고, 읽는 맛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미루었던 책인데... 

김선우의 성향의 특징이 잘 살아있다.
생명에 대한 갈구가 소설에 가득하다. 
인간을 넘어선 동물의 생명에 대한 사랑까지 마음이 넓어진다.  

첫부분에 드러나듯, '운명에 대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의 사랑론도 흥미로운 소재다.

촛불집회는 당위였다.
그렇지만, 왜 당위였는지,
촛불집회는 계급의 문제였음을, 한국의 정치인들은 아직도 자신들이 양반들이라고 확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었음을,
작가가 명확히 인식하고 있어 보이진 않는다. 

전체를 바라보기엔 청소년들의 시선이 제한적이다. 
그렇지만 누군가 촛불 집회에 대해서,
치열하게 싸웠으나 지치도록 힘들게 사라져버린 그 싸움에 대해서,
따스하게 토닥거려줄 필요도 있었으리라. 

많은 분석서들이 나왔지만, 이런 문학 작품도 한 편쯤 필요했으리라. 

그렇지만 조금은 아쉽다. 촛불의 동력이 6월 말 이후로 왜 힘이 빠지게 되었는지,
이 아이들의 사고가 미래 사회를 바꾸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를 좀더 깊이 사고해서 형상화했다면 좋았을 거란 아쉬움... 

박각시는 영어로 '허밍버드 모스 hummingbird moth'라고 한다.
벌새 나방이란 뜻이다. 
벌새처럼 윙윙거리는 나방인데, 이 나방을 '팔랑, 팔랑' 날아왔다고 한 부분은 조금 의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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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10-12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촛불을 소재로 영화가 나온다면 '도가니'를 뛰어넘지 않을까요?
누군가는 준비하고 있을거라 기대하지만,MB정권 끝자락에 상영할 수 있다면 대박일텐데...

글샘 2011-10-13 11:05   좋아요 0 | URL
촛불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긴 힘들 거예요.
왜냐면... 그건 그들의 계절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계절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실패한 운동에 대해서는 영화로 만들지 않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