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서 우는 게 아닙니다 - 소외된 삶의 현장을 찾아서
박영희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80년대 사회 운동의 주력은 대학생이었다. 
거기에 노동자와 농민을 함께 투쟁할 대상으로 삼으면서, 기층민중으로 상정했다. 

그러던 것이...
김영삼 정부의 세계화에 발맞추고 금융위기를 틈타서,
노동자와 농민의 자리마저 없어져 버리고 말았다.
노동자도 외제로 수입하고, 농민도 외제로 수입했다.
기존의 노동자는 해고당하고 계약직으로 남는 '비정규직의 비애'가 시작된 것이다. 

철밥통으로 인식되는 공무원의 위상이 갑자기 올라가고,
그나마 벌이가 나은 의사, 약사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갔다.
어디든 정규직 일자리는 박터지게 싸워야 하고,
비정규직도 그나마 버티고 있으면 다행이고, 툭하면 거짓 상술에 눈물 흘려야 한다. 

노동자의 인권은 사라진 곳에, 이익은 춤추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여러분,
하는 대통령을 뽑게 되면서 이익은 날개를 달았다.
여성 노동자가 크레인에 올라가서 1년이 다 되어가도록 싸우고 있는데,
희망버스를 분쇄하려는 <관계기관대책회의 문건>이 발견되어도 언론도 모르쇠로 일관한다. 

이런 팍팍한 세상에,
카메라 렌즈 밖에서 돌아가는 세상을 작가는 찾아다닌다.
일용 노동자의 삶을, 독거노인의 피폐한 삶을,
속칭 라이더(퀵서비스)들의 비장한 배달을,
조선족 동포들의 꿈과 좌절을,
농촌과 어촌의 말라가는 씨앗을,
부모가 이혼하고 늘어만 가는 조손가정의 현실을,
지하철 기관사의 힘든 삶과 푸념,
소록도 천사 간호의 삶과 죽음들을...
마트의 판촉이나 가두 판촉을 뛰는 이벤트 소속 직원들의 모습을... 담았다.
그러고도, 시인인 작가는,
더 어두운 곳에 살아가는,
노래방 도우미나 보도방 일꾼들은 도저히 취재할 수 없었다고 한다. 

세상이 어두워지는 만큼 그늘은 더 짙다.
그늘이 짙으면,
그 그늘에서 한숨짓는 사람은 더욱 많아질 것이다. 

이 책은 그나마 복지 정책이 펼쳐지려하던 2007년에 나온 책이다.
지금은 이런 시도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복지는 메말라 버렸다. 

그늘진 곳을 돌아볼 줄 알아야 양지도 제대로 따뜻함을 누릴 수 있을 터이다.
이런 책들이 제발, 좀더 활발하게 나오고 세상을 비춰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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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07 16: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07 2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08 14: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11-10-09 20:18   좋아요 0 | URL
이제 아이들에게 휴대폰은 연락 수단을 넘어서고 있지요.
스마트폰이 상용화되어 아이들이 모두 스마트폰을 쓴다면...
똑같은 주제로 스마트폰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볼 만도 하죠.
스마트폰의 게임이나 정보검색력은 휴대폰과는 질적으로 달라졌으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