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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타고 가면 되지 - 천 년 동안 맛있게 발효된 우리 옛이야기, 재미로 읽는 옛글 ㅣ 청소년을 위한 옛글
조희정 엮음 / 우리학교 / 2011년 1월
평점 :
보통 고전이라고 하면, 읽을 수도 없고, 읽더라도 뜻도 모르는 말들이 많이 나오는,
그렇게 엄청 어려운 책들,
예를 들면, 훈민정음 서문이나 두시언해, 기미독립선언서 같은 글들을 떠올리는 것은,
국어 교육의 실패 결과다.
그렇지만,
지금 아이들이 찾아 읽을 수 있는 고전 작품집이 많지 않은 것 또한 국어 교육자들의 실패다.
이렇게 재미있는 책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는 것은,
한국의 역사에서 배울만한 뭔가가 있음을 가르치기 시작하는 단초가 되는 일이다.
그렇게 시작해야 한다. 모든 공부는.
이 책은 초딩 고학년 정도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재미있는 설화들로 가득하다.
그렇지만,
독서를 통한 다양한 사고의 발산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고등학생이라도 읽고 토론한 거리로 풍부하다.
예를 들면, '돼지가 먹어치운 폭포' 이야기에 덧붙인 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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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에는 탐관오리의 횡포를 고발하는 작품들이 유난히 많은데, 이 이야기 역시 그와 비슷한 부류이면서도
포복절도할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풍자문학의 백미입니다.
얼마나 관리들의 횡포가 심했으면,
얼결에 돼지가 폭포를 먹어 버렸다고 했을까요.
우스우면서도 한편 씁쓸한 이야기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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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구절은 충분히 토론거리를 제시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구렁덩덩 신선비 같은 작품은 이야기 화소가 흥미를 놓칠 것 같아서 다른 설화와 얽어 놓기도 한 것은,
어떻게 보면 원전을 해친 것 같지만,
이 책의 모토가 '재미로 읽는 고전'이라면,
재미를 놓칠 수 없다는 면에서 성공하고 있는 부분으로도 볼 수 있겠다.
초등학교 저학년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선생님이 읽어도 좋겠고,
어린 아이들을 기르는 어머니들이 읽으셔도 좋겠다.
특히 초등 고학년 부터는 이런 책들로 독서에 관심을 가지게 하되,
동화와 차별되는 고전 공부의 시작을 이런 책들부터 시작하게 하는 일도 흥미로울 것 같다.
이런 시도가 많이 열렸으면 좋겠고, 이런 도서들이 많이 팔렸으면 좋겠다.
국어 교사로서 간절한 바람이다.
아이들이 읽기를 통해서 옛날과 오늘날의 사람 살이는 모두 같지만,
또 사람 사는 데는 일정한 철학적 바탕이 필요함을 깨닫게 되기를 바라는 일이
교육이란 이름의 작업임을 생각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