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의 변명 - 파이돈·크리톤·향연·프로타고라스
플라톤 지음, 최현 옮김 / 집문당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교사들을 대상으로 연수의 강의를 하는 일은 부담스럽다.
각종 전문가와 고학력자들이 웅크리고 강의를 듣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음대로 책을 읽지 못하고 강의할 내용을 중심으로 몇 권 집중해서 읽다 보니 정작 빌려두고 미뤄뒀던 책이 이 책이다.  

플라톤의 저작이라고는 하지만, 소크라테스가 주연이다.
대부분이 희곡 형식으로, 다시 말하면 소크라테스가 이야기한 것을 받아쓴 것처럼 구성되어 있다.
마치 동양 고전의 '논어'가 공자 선생님이 '논하신 것'과 '말씀하신 것'을 받아쓴 것과 마찬가지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대학 시절에 한번 배웠던 기억이 난다.
세로 쓰기 책으로 읽었던 기억인데, 소크라테스가 고발당한 조목들에 대하여 조목조목 반박하는 논리적인 글이다.
지혜를 사랑하였을 뿐인 소크라테스에게 선동죄와 불경은 얼토당토 않은 죄목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적대자들에게는 얼토당토 않은 죄목을 붙이는 것이 인간의 어리석음인 모양이지만...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유일한 진리임을 역설하는 일흔 노인의 역설이 감명깊다.
세상에 뚜렷한 것이 많다고 내세우는 자들이야말로 색즉시공의 원리를 욕보이는 일인 법. 

'파이돈'은 죽음을 앞둔 소크라테스가 '영혼과 육체, 현세와 내세'의 문제에 대하여 논한 것을주로 다루고 있다.
독배를 마시면서 다리가 굳어가는 시절의 사형을 대하는 마음은 무척 슬펐다. 

'크리톤'은 '감옥에서 탈출할 수 있는 자신이 탈출하는 것이 옳은가?'를 다룬 대화이다.
논리적인 언설이기만 하다면 별것 아니지만, 자신의 목숨이 걸려있는데도,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지지하는 자의 단단한 논리는 빈틈이 없다. 목숨을 걸고라도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의 문제에 천착하는 소크라테스의 모습은, 칸트처럼 논리를 앞세우는 글쓰기에 비하자면 격이 달라 보인다. 4대 성인에 들어가는 이유가 그런 것이기도 할 것이다. 

'향연'은 그리스어 '심포지움'으로 '함께 마심'의 연회석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적었다.
상당히 대화가 흥미진진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사랑'에 대하여 토론과 연설이 난무하고 있다. 

'프로타고라스'는 소피스트 프로타고라스에게 몰려든 사람들 앞에서 '영혼의 양식이 될 학문을 마치 도소매상처럼 판매하는 소피스트들'에 대한 비판을 하면서 논리적으로 승리를 거두고 있다. 소크라테스 특유의 산파술로 인한 논리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수긍하지 않을 수 없도록 하는 전개가 특징적이다. 

소크라테스의 언술에 대한 플라톤의 <대화록>은 모두 25편에 이르는데, 여기 다룬 다섯 편은 철학의 가장 기본적인 문제들과 인접한 것들을 다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대화편>은 비록 플라톤의 사상을 느낄 수 있는 책은 아니지만, 소크라테스에 대한 그의 연모의 마음을 가득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예전에 읽었던 '메논'같은 것도 찾아 읽을 기회가 있으면 좋겠고, 본격적으로 플라톤의 '국가,정체'도 읽을 기회가 닿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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