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7 - 2부 3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나남출판) 7
박경리 지음 / 나남출판 / 200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박경리 선생은 봉순이를 참한 계집종에서 멋들어진 기생으로 변신시켰다. 

봉순이가 길상이랑 알콩달콩 살았더라면...
아들딸 서넛 낳고 정신없이 살았더라면... 이런 나의 바람과는 상관없이,
박경리 선생의 인물들은 한결같이 자손이 귀하다. 

자손이 귀한 것은 인위적으로 재산을 지키려던 양반네 들이나 하던 짓거리지, 상것들의 자식은 막으려 해도 터지는 봇물처럼 많았던 것이 상례인데 말이다.  

봉순이가 간도에 간다.
주갑이는 임이네 부엌에서 소고기를 먹다 봉순이를 보고 토사곽란을 하고...
주갑이를 보며는 그의 온몸에서 풍겨나는 웃음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가 없지마는,
봉순이에게 홀딱 빠진 주갑이는 또 귀여워 죽겠다. 

환이 역시 현실적이지 못한 인간이다.
이름 따라 그런지, 환상 속을 허위허위 걸어가는 그림자같은 인간이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서 잉태된 인간이고, 운명처럼 또 그런 사랑을 하고,
인간 세계에서 벗어난,
마치 또 하나의 달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세상 속을 사는 듯한 존재, 환이. 

그는 영산댁 주막에서 몰매를 맞으면서도 견디는 통큰 사내인데... 

박경리 선생이 그리는 세상은
중뿔나게 잘난 인물도, 논리적으로 앞서가는 사람도 다 거기서 거기임을 보여주다가도,
월선이의 포근한 사랑과
봉순이의 곱상한 늘품성과
환이의 장대한 꿈과 이런 것 앞에서는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쏟아붓는 경향이 있다. 

다들 옷 구석구석 진흙탕 물이 영원히 빠지지 않을성 싶은 민중의 옷을 입고 살게 하지만,
월선과 봉순과 환이와 서희, 길상이에게는 먼지 한 조각, 작가가 좋아하는 단어로 사진(모래먼지) 한 톨 묻히기 싫어하는
결벽을 본다. 그런 것도 토지를 읽는 재미라면 재미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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