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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4 - 1부 4권 ㅣ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나남출판) 4
박경리 지음 / 나남출판 / 200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5편에 가냘픈 희망이 그네를 뛴다, 고국 산천을 버리는 사람들... 이런 이야기가 등장한다.
나는 토지 이야기의 후반부에 가서야 간도로 이주하는 이야기가 펼쳐졌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뜻밖에 1부가 끝날 무렵, 벌써 조국을 버리고 떠야하는 상황이 펼쳐진다.
박경리가 가장 아끼는 두 인물 길상이와 봉순이가 알콩달콩 재미지게 살아가는 이야기가 전개되었다면...
그러면 이 소설의 많은 인물들도 평탄한 삶을 사는 것처럼 그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토지를 밑천삼아 살던 그 사람들의 삶은,
하루살이처럼 수천리 떨어진 곳으로 버러지처럼 기어가고 몰려가며 살아야 하는 것들이었다.
길상이가 살아가는 날들이 평화롭지만은 않듯, 그렇지만 길상의 마음 속 불길은 스스로 잘 가다듬을 수도 있었듯,
이 세상은 언제 어디든 전화의 분란이 가득한 곳이기도 하다.
죽음을 앞두었던 것처럼 보였던 서희가 농발이 사라진 자리의 희망을 안고 먼 길을 떠날 수 있도록 잡도리를 해준 혜안도 가멸차지만, 오막살이의 소리꾼을 찾아간 봉순이 뺨을 후려친 길상이의 뜨거운 가슴도 사랑스런 것이다.
이 소설을 예전에 읽었다는 것이 참 부질없음을 느끼며 다시 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