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아름답다 책읽는 가족 37
홍기 지음, 원유미 그림 / 푸른책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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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설거지를 하면서 부엌 텔레비전을 켰는데 '수달'을 잡아서 구하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 좀 전에 읽었던 <수달 이야기>가 떠올라 마음이 아팠다.
사람이 동물을 위해 해준 일들도 동물들의 본성을 잃게 하는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건데... 

홍 기 선생님의 동화들은,
빨리만 가려는 사람들의 세상을 한번쯤 돌아보게 만드는 멋진 동화들이다. 

교과서에 실렸다는 <아침 햇살 오르거든>은 마치 한 폭이 동양화 같기도 하다.
마음에 털끝만한 의심도 없다면, 세상 모든 일은 마음 먹은대로 이뤄질 수 있거늘,
그런 마음을 매일 논하는 스승님조차도 먹지 못하는데,
어린 동자는 그 마음을 가르침의 목적도 없이 매일 가지고 산다는 이야기. 

<자장면>이란 소설도 마찬가지다.
반편이란 소리를 듣는 김씨와 벙어리 그 아내.
김씨에겐 아무 문제가 없다. 한쪽 눈이 보이지 않아도, 배운 건 하나도 없어도,
세상은 늘 즐거운 곳이다.
남들보다 밥도 잘 먹고, 일도 잘 한다.
손볼 것이 있으면 김씨에게 온다. 그런 김씨를 그들은 반편이라 무시한다.
자장면을 맛본 김씨. 아내와 아이를 싣고 경운기를 몰아 읍내로 가지만,
경운기는 눈길에서 처박히고 마는데, 그래도 그는 노 프라블럼이다. 참 유쾌한 소설.
김씨는 달구지의 도움으로 읍내로 가고, 크리스마스 금일 휴업에도 불구하고 한 그릇의 자장면을 맛나게 먹을 수 있었다. 

세상은 사실, 많은 것을 가지고 사는 곳은 아니다.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즐겁게 살 수도 있는 곳이 세상이거늘... 

<옥수수빵>은 5학년 읽기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이다.
사고뭉치도 친구를 위해서 장난만 치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무릅쓰고 친구를 도와주는 일도 한다는 이야기. 

<사람이 아름답다>의 하수가 전해주는 사람 냄새.
<새로 놓은 다리>의 물질보다 중요한 생명 이야기.
<새와 할머니>의 도시 생활 속 삶의 질 이야기... 모두 화두 하나씩 툭 던져주는 가볍지만 묵직한 동화집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에게 선물하기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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