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 무조건 즐겁게 (특별부록 : 이크종 캐릭터 수첩) - 뭘 좀 아는 이크종의 백수지향인생
이크종(임익종) 글.그림.사진 / 예담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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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니 77만원 세대니 하는 위기섞인 말이 흔히 나돈다.
우석훈처럼 '명랑'을 외치는 사람은 한 마디를 해도 조심해야 되는데, 말이 좀 흔하다.
명랑하게 승리하기 위해서는 '패배의식'을 절대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는 '삼성'의 가족이 되었다면 좋아할지 모른다지만, 많은 SKY 졸업생들이 삼성 입사를 꺼리거나,
입사 몇 년 후 나오고 만다고 한다.
그 비인간적 근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다. 

대통령조차도 주어진 휴가를 찾아먹지 못하는 더러운 나라.
이명박도 불쌍하다. 

그런데, 멀쩡한 Y대를 나온 넘이, 혼자서 백수 생활을 한다.
이 만화의 주인공은 그 DKNY(독거노인)의 삶 그 자체다. 

그런 통 큰 넘이, 왜 그렇게 책은 쪼잔하게 해 놨는지, 돋보기 들이대고 읽었다. 나쁜 넘! ㅋㅋ 

아마 A4로 그려서 A5로 인쇄한 탓이 클 게다. 제발 담번엔 이런 포악 부리지 마라.
나처럼 근시인 사람도 잘 안 보이는데, 하긴, 주 독자층인 젊은애들이야 잘 보겠지만... 

그의 만화는 유쾌해서 좋다.
그의 하루하루를 보는 일은 나의 젊은 '자취 생활'의 단면들과 만나게 돼서 재밌었다.
나야 백수로 살지 않아 그와는 다르지만, 자취생의 대부분은 혼자서 뒹굴고 혼자서 즐기는 뭔가가 있게 마련이다. 

그의 이 책을 뭘로 분류할까 하다가 '역사'에 넣었다.
이 책은 '만화'지만, '그림이 뛰어난' 예술은 아니고, 뭐 맨날 홀랑 벗고 있지만 하나도 야하지도 않고...
이야기가 있지만, 글타고 '문학'적이지도 않고...
그런데 딱 보면, '한국형 21세기 백수의 미시사'에 딱 맞다. 

힘겨운 88만원 세대들에게, 취업 준비로 토익 공부에 형광빛 도서관 안에서 열중하고 있을 시들어가는 젊은이들에게,
어떻게 살아도 즐거울 수 있다~ 이런 유쾌함을 날리는 메시지를 읽는 일은
깨알같은 글자에도 적응하며 웃게 만든다. 

 

<최호철, 도서관 풍경> '을지로 순환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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