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순환선 - 최호철 이야기 그림
최호철 지음 / 거북이북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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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서울 생활할 때는 4호선도 사당이 종점이었는데, 요즘엔 서울 가면 도무지 방향을 잡기 어렵다.
내게 서울 골목길은 요령부득이었는데 87년에 시내를 많이 구경한 덕에 시내 지리는 환하다. 

최호철의 을지로 순환선은 만화이면서 회화다.
그의 대작 '와우산 1995' 국립 현대 미술관에 소장된 것이다. 105*74니까 엄청 크다.
'우리 사는 땅 2000'은 서울 시립미술관에 있는데 390*160이다. 헐~ 승용차만 하다.  

만화풍으로 우리 사는 곳의 살림살이를 그려넣어주니 보는 맛이 나고,
그림 속에서 서사가 풍겨나온다. 

그림 속의 인물 하나하나에 애정을 담아 그려서, 그 어느 한 명을 잡고 물어도, 눈물 쏙 빠질 이야기 한 꼭지씩은 가지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위에서 내려다 보는 부감의 느낌도 들지만, 광각렌즈를 사용한 사진처럼 화면은 자유롭게 변형된다.
그 변형은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칼같이 자르지 않고 부드러운 선들로 구획지을 뿐이다.
마치 어제와 오늘이 두루뭉술하게 붙어 있는 것처럼... 

그림이 더욱 이렇게 인간 곁으로 붙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의 '와우산'에서 여의도를 보니, 63빌딩은 금괴처럼 번득이는 자본을 상징하는 것 같고,
그 옆의 쌍둥이빌딩은 독점 재벌의 상징이고,
그 옆의 순볶음 교회는 뒤틀린 종교적 상징이고,
그 옆의 국회의사당은 썩은 정치의 상징으로 승화되어 모두 강가에 나란히 있다. 

박지성이라도 불러다 그냥 한강물에 확 차넣어 버리라고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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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3 00: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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