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재석이가 사라졌다 (양장) 까칠한 재석이
고정욱 지음 / 애플북스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고정욱 작가의 책.
그의 '아주 특별한 우리 형', '안내견 탄실이', '가방 들어주는 아이'는 어린 아이들에게 꼭 읽혀야 하는 좋은 책들로 유명한 작가다. 

처음에 그의 이력이 나와 있는데,
장애인이어서 의대에 진학할 수 없었는데, 좌절하지 않고 국문과로 가서 이렇게 훌륭한 작가가 되었다는 것.
그걸 최선의 선택이었고 멋진 변신의 기회였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좌절을 밥먹듯 해본 사람만이 던지는 여유일 것이었다. 

가난한 주먹쟁이 재석이.
사소한 일로 징계를 받아 사회봉사(퇴학 직전 단계)를 받아 요양원에 간다.
거기서 부라퀴같은 노인의 타박을 받아 가며 일을 하다가 보담이란 노인의 딸에게 혹해서 열심히 봉사를 한다. 

보담이는 '데미안', '그리스인 조르바', '빠삐용'을 들이대면서 재석이를 감동시킨다.
알에서 깨어나오는 노력을 해야된다는 '데미안'과,
옳고 그른 게 문제가 아니라, 삶을 열정을 다해 느끼고 살아내는 것, 그것이 가슴 터질 듯한 젊음이라는 '조르바'와,
사소한 죄로 오지로 귀양을 가며 툴툴대는 빠삐용에게 꿈속의 판관들이 "너는 너의 젊음을 함부로 낭비한 죄"라고 선언하자 빠삐용은 자신이 유죄임을 인정한다는 이야기... 

결국 좀 도식적인 이야기가 되어버렸지만, 지은이는 젊은 아이들에게
"젊음을 낭비하지 말고, 가슴 터질 듯한 젊음을 만끽하며, 알에서 깨어나오려는 노력을 하라!"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던 것이다. 

드라마가 성공하려면 3가지 방법을 쓰면 된댔다.
하나는 '어울리지 않는 이성의 결합'이고,
둘은 '예쁜 여배우'를 죽이는 일이고,
셋은 '출생의 비밀'이랬는데... 

이 드라마도 아닌 성장 소설에서 '출생의 비밀'편은 좀 우습지만, 인기 있는 드라마는 무조건 해피엔딩이어야 한다.
그래야 여성 팬들이 환호하는 법이다. 

주먹깨나 쓰는 순진한 꼴통들에게 이 소설을 권하는 일은 조금 조심스럽다.
부라퀴같은 부자 후원자, 경찰서장에게 전화 한 통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후원자는, 깡패 대장이나 다름 없는 구조의 최상층에 있기 때문이다.
주먹깨나 쓰는 순진한 꼴통, 재석이가 그런 최상층의 권력자를 후원자로 두게 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인데,
그렇지만 조선 시대, 심청이가 황후가 되고 춘향이가 사또 사모님이 되는 일을 질투하지 않고 이야기로 즐겼듯,
재미있게, 또 삶에서 배울 점도 얻으며 읽게 한다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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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쪽. 아제아제바라아제...는 반야심경 시작하는 거야... 가 아니라, 반야심경의 맨 끝부분이다. 가자가자 피안의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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