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모하는 힘 - CBS FM '신영음' 신지혜 아나운서의 영화에서 발견한 인생의 방식
신지혜 글 사진 / 에디션더블유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신지혜의 영화 음악이라고, cbs fm에서 방송되는 프로그램이 있다는데, 라디오를 들을 일이 드문 나는 모른다. 

고딩 시절, fm 라디오를 들으며 공부하던 걸 '낭만'이라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별~이, 빛나는 ~ 밤에....
조용한 음악이 흐르던 그 시간들의 음악이 갑자기 마음 속을 흐르기도 한다.
기억이란 이렇게 옛날의 그 시간과 공간을 <노랫소리란 감각>으로도 남아있곤 하다. 

라디오를 듣는 일은 집중력을 길러주고, 상상력을 돋워주는 큰 힘이 있을 것 같다.
라디오 속의 기쁜 이야기나 슬픈 이야기를 통해 마음을 기른 우리에 비하면,
비디오 속의 이야기를 봄으로써, 봄의 순간이 지나면 상상할 것이 없는 요즘 아이들은 상상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 

라디오에서 혼자 곡 구하고 대본 쓰고 북치고 장구친 그의 재기발랄한 이야기는
그러나... 별로 재미가 없다.
하느님이 그에게 글 쓰는 재주까지 주셨다면... 정말 질투가 한 소쿠리 생길 것이었는지도... ^^ 

흐느적 대는 포즈 말고 텐션을 가지라...는 어떤 모델 쇼의 주문은 멋지다.
혼자 있는 공간에선 흐느적대도 좋다. 맘껏 흐느적댈 수 있는 공간이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는 결코 자살하지 않을 것이다.
친구와 흐느적대거나, 술을 마시고 흐느적댈 기회를 가지는 사람은 그래서 건강하다.
그렇지만 흐느적댐의 순간이 지나면 '텐션'을 가지고 일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그것이 프로다. 

늙음을 '나이를 먹기'와 '젊음을 쌓기'로 나누는 사람도 있단다.(158)
그래. 어차피 00-years-old의 삶이 우리 인생인데, 그저 숫자만 쌓아가면 슬프지 않겠는가.
한 해 한 해, 뭔가 치열하게 사는 젊음을 쌓는 것이 삶의 활력을 부르는 길이다. 

피곤할 때면, 내가 하는 일이 참으로 초라해보일 때가 있지만, 임용고사 치르는 날 수험생 보면 그 생각이 들어간다.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하고싶어하는 일을 하면서, 무엇이 그렇게 힘들다고 투덜대는지... 

그가 수상 소감에서 이렇게 말했다.(103)
어떤 보상을 바라고 노력을 하는 것이 아니라 노력하는 자체가 살면서 믿음을 지켜가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에 노력하는 것...이라고. <힐러리처럼 일하고 콘디처럼 승리하라>에 나온 말이라는데, 멋지다. 

누군가 당신에게 반하고 싶게 만들고 싶다면, 그의 이야기가 약이 된다.(70) 

나이가 들면 얼굴에 그 사람이 지나온 시간과 살아온 모습이 드러난다.
이제는 지나온 생이 길기 때문이다.
나이든 누군가들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어떤 이는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사무치는 매력이 넘치고, 
어떤 이는 곱상한 얼굴이지만 천박함이 느껴지고,
어떤 이는 날씬한 몸은 아니지만 위풍당당함이 느껴지고,
어떤 이는 군살 하나 없는 탱탱한 몸을 가졌지만 우아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나이 들었을 때 가질 수 있는 아우라가 있느냐, 없느냐인 것이다.
발산되는 포스가 있느냐 없느냐.
내공의 깊이가 얼마나 되느냐 하는 것.
이 일은 역시 아무개 아니면 안 돼라고 인정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느냐 하는 것.
당신의 스펙은 꾸준히 성장하고 진화해야 한다.
그래야 당신에게 누구든 반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누군가에게 얼마나 매력적인 사람일까? ^^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란 영화 이야길 하는데,
매일 같은 자리의 사진을 찍는 사진가가 있었다.
시답잖은 사진을 보던 친구에게 오기는 말한다.(이때 순오기님 생각이 났음 ㅎㅎ)
"그렇게 조급하게 서두르면 안 돼. 천천히. 하나하나 집중해서 보라고."
친구의 충고대로 하나하나 바라보다가...
몇 해 전 세상을 떠난 아내의 모습과 마주치고는 그만 울음을 터뜨린다. 

당신이 지루하다고 생각하고 똑같이 반복되어 싫증이 난다고,
넌더리를 치는 그 시간도 마찬가지다.
당신의 시간은 오기의 사진 속 시간인 것이다.
그건, 같아 보이지만 다른 사진, 그건, 각각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그건, 같아 보이지만 다른 시간, 그건, 각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흐느적거리며 뒹굴 수 있는 공간이 인간에겐 꼭 필요하지만, 

직업에 대하여, 텐션을 가지고, 누구에게나 있어 보이는 같은 시간에 자신의 의미를 가지고 사는 사람, 그도 멋진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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