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지빠귀를 위한 변론 - 너희가 똥을 아느냐?
이영균 지음 / 청어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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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교장 선생님들이 퇴직 무렵 문집을 한 권씩 내시는데, 좀 낯부끄런 책들이 많다.
그런데, 이 책은 충분히 책으로 엮음직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한 권이 오롯이 똥 이야기로 줄기가 잡혀있고, 그 내용도 알차다. 

똥에 얽힌 욕설이나 농담에서부터,
역사 속에 드러나는 똥 이야기,
환경이나 자연과 연관된 똥 이야기 등 화자가 입에 올리는 똥 이야기는 불쾌를 승화시켜 유쾌하다. 

학교에서 수업하실 때도 구수한 옛 이야기 잘 들려주실 법한 톤으로 온갖 역사 속의 이야기들을 잘도 끌어 오고있고,
오랜 설계 시간을 거쳐 탄생한 책임을 내용이 잘 보여준다. 

세상에 똥을 누지 않고 사는 생물은 없다.
그렇지만 인간은 유독 그 똥을 천대한다.
아니, 농업 사회에서는 똥을 천대하지 않았지만, 양반들은 그걸 싫어했고, 산업사회가 되면서 서구화된 삶의 양식에서는 똥은 돈주고 버려야 하는 '사치품'이 되고 말았다. 원래는 생필품이었거늘... 

남정현의 '분지'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실 땐 자못 비분강개에 넘치기도 하고,
'똥 분 자 糞'를 '쌀 미 米 자'와 '다를 이 異 자'로 파자하여 쌀의 변형된 다른 형태로 푸는 것은 재미있으면서도 생각을 불러 온다. 

2부의 사회적 배경을 이야기할 때엔 구태를 벗지 못한 구절들도 보인다.
위인의 끄트머리에 '박정희'를 적었는데, 역설적으로도 그 뒤에 '위대한 지도자를 타는 목마름으로' 기다린다는 표현이 있어 잠시 웃었다. 타는 목마름으로는 박정희때 사형선고 받았던 김지하의 시니깐...  

-------- 오타 두 개

62. 순명의 한자를 殉名으로 적었다. 殉命이 맞을 듯... 운명에 따른다. 내지는 목숨을 따라 간다는 의미일테니... 

167. 장자 莊子를 長子로 적은 것도 오타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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