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길고양이 - 제8회 푸른문학상 동화집 미래의 고전 21
김현욱 외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들 세계라고 맑고 곱기만 한 건 아니다.
은희경의 '새의 선물' 같은 성장 소설 속의 아이는 섬뜩할 정도로 성숙하다.
그리고, 어린 아이 시절을 잊어버려서 그렇지, 어린 아이들의 머릿속에도 세상이 축소판으로 그대로 들어 있다. 
세상이 추악한 만큼 아이들의 세계도 비리로 얼룩지고,
선생님이 정의롭지 않은 만큼 아이들의 세계도 갈등이 많다. 

이 책에서 제일 멋진 작품은 '슬픔을 대하는 자세'다.
시적인 제목부터 내용까지 아이들의 속상한 세상을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시선으로 풀어낼 줄 아는 작가다. 

'하늘에 세수하고 싶어', 이 작품도 상큼하다.
새엄마에 익숙해지지 않는 아이에게 적극적인 새엄마는 사랑 가득한 사람이다.
세상은 이렇게 따스한 곳인데, 너무 이혼에 대해 두렵게 생각하는 사회가 아직 닫혀있어 보인다. 

'엘리베이터 괴물'이나 '대장이 되고 싶어'에서는 아이들의 순수함과 두려움이 잘 드러나 있다.
엘리베이터~처럼 아픈 아이들의 마음까지 안아줄 수 있는 소설이 필요하다. 

어리지만 깡패였던 아이의 마음이 정화되는 '겨드랑이 속 날개'는 조금 작위적이지만 희망이 있어 좋다.
가장 슬픈 이야기는, '일곱 발 열아홉 발'이다. 싸우는 어른도 징그럽고, 아이들도 학원이나 다니는 징그러운 삶에서 팍팍하다.
그렇지만, 그렇게 가장 슬픈 그 이야기가... 현실에 가장 가깝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는 나름의 재미가 있어야 한다.
'아홉 살 마루코'에게는 포근한 가족들과 정다운 친구들이 마루코를 감싸주고,
'도라에몽'의 진구에게는 판타지의 세계가 모든 어려움을 풀어 주고,
'짱구'는 천방지축이지만 세상에 불가능은 없다는 무대뽀 정신을 보여준다. 

판타지와 추리물, 제멋대로의 세계가 들어있는 이야기들을 아이들은 좋아라 한다.
그만큼 아이들의 세계도 나름대로 피곤하고 곤궁한 곳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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