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 Photographer 나는 사진쟁이다 - 신미식 포토에세이
신미식 지음 / 푸른솔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제목은 I'm a photographer. 나는 사진쟁이다.... 이렇다.
'-쟁이'란 접미사와 '-장이'란 접미사는 구별해서 쓰는데, 전자가 속성, 특성에 쓴다면, 후자는 전문적 기술과 직업에 쓴다.
멋쟁이, 욕심쟁이와 석수장이, 미장이... 이런 차이.
사진을 찍기 좋아하는 정도라면, 사진쟁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걸 전문적 기술로 기예를 닦고 싶을 땐 장이라고 써야 옳다. 

신미식이란 이름은 이 책에서 처음 만났다.
'감동이 오기 전에 셔터를 누르지 마라', '떠나지 않으면 만남도 없다' 이런 책들이 제법 검색된다.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 사막과 산비탈 다락 염전의 사진도 인상적이다.
페루의 쿠스코와 알파카, 만년설 사진도 숨이 컥 막히게 아름답다. 

좋은 카메라와 여행, 그리고 멋진 사진...
그걸 내가 꼭 하고 싶은 생각이 내겐 없다. 이런 사람의 책을 만나면 되는 것이다.
여행을 하면서 보고 싶은 생각은 간혹 나지만... 

인도, 베트남, 캄보디아의 사진들은 아름다우면서도 슬프다.
표지 사진이 된, 횟가루가 묻은 남자의 억센 발 사진.
그의 발이 원래 처음부터 그렇게 억세었던 것은 아니리라.
아이들의 웃음은 천진난만 그 자체지만, 가난한 나라의 아이들의 고단한 삶이 오버랩되면, 그 웃음이 지나간 자리에 고일 우울이 슬프기도 하다.
그렇든 말든, 바라나시의 금빛 물결을 대신 응시하게 해 주는 사진, 고대의 사원을 찍으려 목발을 짚고 선 외다리 여인의 사진,
삶이란 어디서든 그렇게 치열하게 온몸으로 밀고 나가는 것임을 보여주는 사진들은 삶의 스승이다. 

마다가스카르의 바오밥 나무들은 인간의 자질구레한 욕심을 비웃는 듯 하다.
그리고 이 섬의 바위들의 절리는 '만물상' 운운하는 금강산을 금세라도 비웃을 듯...
사는 거 뭐 있어? 이렇게 미끈하게 생긴 나무들. 곁을 주지 않을 것처럼 보이지만, 금세 친숙해지는 그림들...
뉴 칼레도니아의 푸른 바다와 푸른 하늘... 황금빛 노을...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 운운하며 국수주의적 교육을 받았던 사람들에게, 이런 사진집은 세계 시민으로서의 열린 마음을 말없이 전달해주는 기능도 할 것이다. 

수십 번 숨을 참아가며, 한 순간, 결정적 순간을 포획하려는 사진가의 노력은
휙휙 책장 넘기는 성의없는 독자조차도 한 순간 그림을 한참 바라보게 만드는 마력을 발휘한다. 

멋진 사진장이의 사진은 독자를 사로잡고, 열린 세계로 나아가게 만든다.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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