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망에 담아온 산사 이야기 2
임윤수 글.사진 / 가야넷 / 2005년 5월
평점 :
품절


임윤수의 '걸망에 담아온 산사 이야기' 두번째 권이다. 

한국에서 '절간'은 현대적 관점에서 보면 문화재이기도 하고, 전통적 관점에서 보자면 정신이기도 하다. 
절집엘 가는 일 부터가 일단은 험한 심산을 찾아야 하고,
다리품을 팔면서 구비구비 산구비를 오르다 보면,
문짝도 없이 한 줄로 선 기둥들이 반기는 일주문이 있고,
세속의 욕심따위 게 버리지 못하느냐고 꾸짖는 사천왕들이 있고,
올망졸망 가차이 또 삐뚝빼뚝하게 올라 붙은 절집들이 있다. 

그 안에는 깨달음의 화신 부처님도 계시고,
지혜와 건강 등을 나투시는 여래들도 계시다.
보살과 산신이 어울린 전통의 공간에는, 속세의 치성을 연속하여 드릴 수 있는 산신각도 있고,
죽은 이의 명복을 비는 명부전도 있다.
지옥의 한 놈까지 구제하시려는 지장 보살의 숙원도 배우게 되는 곳.
그곳이 절집이다. 

절집을 가서, 절간을 구경하고, 산소리 바람 소리 풍경 소리를 느끼는 일은,
불현듯, 아무 것도 아닌 자신을 돌아보는 일이기도 한 것. 

2권에서는 그의 발길이 닿은 절집들, 그리고 마애불에 대한 이야기들과, 지장보살과 얽힌 절집들, 

이런 이야기들이 그의 걸망에 담긴다.
걸망은... 걸식을 위한 주머니다.
왜 부끄럽게 걸식을 하게 하느냐... '아상'을 없애기 위함일 것이다.
자신이 잘났다고 생각하는 그것이 모든 미몽의 시작이니, 그것부터 없애야 할 일.
아상을 지워야, 남들이 우스워보이는 인상도 사라질 것이고,
오래 살려는 마음이나 중생을 깔보는 마음도 녹아질 것이다. 

납죽 업드리는 가재미같은 삶.
가재미처럼 눈조차도 한 쪽으로 몰려, 세상을 바로 볼 수 없음을 시인하는 삶.
절집에선 그런 삶을 보게 되는 것. 

나와
너와
못난이와
오래살려는 욕심이
모두 내 마음에 달린 것. 

세상은 여몽환포영, 여로역여전
꿈같고,
환상같고,
물거품같고,
그림자같고,
이슬같고,
번갯불같이,
헛되고 헛된 것.
인터넷 세상은 이에 더할 바 없을 것이고... 

마음 끄달리지 말고,
지금 사는 곳에 최선을 다하라는 조고각하, 수처작주의 쉬운 가르침도 절집에서 가르치는 바다.
응당 지금 마음을 내는 일이 부처가 되는 길이거늘...
무에 잘났다고 매일 욕심에 휘둘리는지... 

이런 책들을 읽는 일은 마음을 순하게 하는 일이 된다. 

오탈자 2개...
139쪽... 서쪽 긑에 있는 결렬비열도... 격렬비열도다. 북격렬비도, 동서 격렬비도가 있는
격렬비도의 열도... 격렬비열도... 

144쪽... 1996년에 자작하셨다는 시가... 145쪽에선 1999. 6월 보륜 스님으로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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