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심리학이 결혼을 말하다 - 두려움과 설레임 사이에서 길을 찾다
가야마 리카 지음, 이윤정 옮김 / 예문 / 2009년 10월
평점 :
가야마 리카라는 정신과 의사가 임상 경험을 통해 사람들에게 결혼은 무엇인지,
현대 일본의 상황에서 특히 젊은이들에게 결혼은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과연 정상적인 결혼 생활과 이상의 범위는 어떤 것인지... 편안하게 써내려간 글이다.
누구에게나 결혼이란 쇼킹한 경험이다.
부모 슬하에서 20년 넘도록 한 가지 생활방식으로 익숙해진 가족과 살다가,
전혀 낯선 이성과 모든 생활방식에서 부딪치는 생활을 겪게 되는데다가,
그 생활 속에서는 사회에서 금기시되는 '성'이 유일하게 둘 사이에 허락되고,
성이 쾌락을 낳을 수 있음을 깨닫고 향유하기도 전에 그만 여성의 몸에는 새로운 생명의 잉태와 함께 아름답던 젊은 시절은 사라져 버리고 천하무적 아줌마의 탄생을 알리는 출산과 육아의 길로 접어들게 되는 것이다.
세계 최저의 출산율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에 못지않게,
일본에서도 결혼을 미루는 젊은이들, 결혼을 두려워하는 젊은이들의 문제가 심각한 모양이다.
성적으로 상당히 개방된 것으로 알려진 일본이지만, 결혼 후의 생활에 대한 전적인 책임이 자신들의 몫이란 것은 일본이나 한국처럼 복지가 희박한 국가에서는 설렘의 수준을 넘어 두려운 일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한국의 결혼에 대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표지에는 순백의 망사 드레스 아래로 매혹적인 빨간 스타킹을 신은 여성의 다리가 묘하게 엇갈려 있다.
마치 처녀성의 부끄러움을 상징하는 것 같기도 하고, 사랑을 향하여 열릴 좁은 문을 상징하는 것 같기도 한 그림.
결혼 사용 설명서 1.
결혼에 대한 불안감은,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결혼을 선택했지만 결혼 후에도 여전히 불안과 결핍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43)는 해석은 그럴 법도 하다. 결혼 사용 설명서를 만들어, 이런 것들을 가르쳐야 할 것이다.
결혼해 버리면(옛날 마초식 용어로 확 도장만 찍어 버리면) 갈등의 요소가 사라질 것이라 막연하게 생각하던 사람들은 결혼 후에도 여전히 결핍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것.
아, 정말 '결혼 사용 설명서'가 절실히 필요하다.
결혼 사용 설명서 2.
자식의 결혼을 자꾸 미루는 어리석은 부모들이 배워야 할 것도 있다.
자녀는 단순히 신체적으로만 성장할 것이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성숙해야 한다. 부모는 용기를 가지고 자신의 노쇠와 죽음을 직면해야 한다. 이것은 숙명적인 숙제다.(101)
결혼 사용 설명서 3.
패러사이트 싱글(パラサイトシングル, parasite single : 경제적 독립을 이뤄내지 못한 주로 20대 중후반의 이후의 독신자로서 부모의 경제력에 의지하여 살고 있는 사람들)까지는 아니더라도, 국가의 지원이 필요하기도 하다.
결혼 사용 설명서 4.
알맹이가 없더라도 결혼하면 행복이고, 못하면 손해고 패배인가? 폭력적이거나 돈벌이가 시원찮은 남편이랑 살더라도, 결혼하지 않은 여성을 동정하고 훈계할 권리를 갖는 것은 아니다.
곧, 결혼은 행복할 것이 아니라면 하지 않을 자유도 있다.
결론!
정,말,로 원하는 결혼을 하기 위해서라도 한번쯤 결혼과 행복을 구분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다만 유예기간은 그리 길지 않다. 여성들의 생각이 빨리 진화하지 않는다면 국가의 의도에 따라 결혼과 출산에 내몰리는 사회 시스템이 먼저 자리를 잡을지도 모르니까...(161)
누구를 위해 부케를 던지는가?
결혼을 앞두고 주위를 둘러보기 쉽다고 한다.
누구누구는 결혼해서 20년째 잘 살고 있고, 누구는 또 골때리는 신랑과 아직도 버티고 있고,
애들때문에 참고 사는 사람도 있다 하고...
작가는 <주위를 둘러보지 말고, 결혼하고 싶은 사람과 마주보라>는 자립의식과 사랑이란 본질을 직시하라고 충고한다.
일본의 결혼이나 한국의 결혼이나 서로 맞추기 힘든 삶과 마주보며 닳아가는 것은 일반일 것이다.
다만, 한국의 결혼이 심각하게 갈등을 빚을 수 있는 상황에 많이 부닥칠 수 있게 하는 관습이 있음도, 한국 결혼 사용설명서에는 특이 사항에 기록해 두어야 할 것이다.
결혼해서 '시'자만 들어가도 혈압이 상승하고, 눈동자가 초점을 읽게 되면서, 온 몸의 맥이 좍 빠지는 이른바 '화병'의 근원을 만드는 '결혼'생활에 대해서,
<Warning 경고> 표지나, <Caution 주의> 표지 등을 반드시 주지시키는 것도 꼭 필요한 일일 듯 싶다.
------------
오류로 보이는 의문 한 점.
157쪽. <32세, 남편을 찾아라 Find a Husband After 35)>의 32와 35의 차이는 뭘까? 단순 오타겠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