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사교육 - 내 아이를 학원에 보내고 싶지 않은 학부모를 위한 교육 필독서
이범 외 지음 / 시사IN북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한국의 출산율 저하,
국민의 행복 지수,
사교육 지옥,
입시 지옥,
온갖 학원으로 인한 학생의 스트레스 만빵, 
강제적 보충, 자율학습으로 인한 학생,교사 건강권 침해, 
경쟁만 있고 경쟁력은 없는 학교 교육에 대한 비판,
가진자들의 사익만을 생각하는 정치권의 권력욕. 
그리고 조선 시대 - 일제 강점기 - 전쟁 - 자유당 정권 - 군사독재 30년

이런 모든 모순들은 한 덩어리로 얽혀있다.
도저히 '실마리'라고는 보이지 않는, 그야말로 모순들이 덩어리져 뭉뚱그려진 '혼돈' 같이 보인다.
그 혼돈에게 숨쉬는 구멍을 뚫으려고 힘쓰던 사람들은 불가사의한 벽 앞에서 무릎을 꿇고 말았다. 

싸움은 늘 패배하도록 결과가 마련되어 있었다.
돈키호테가 용감해 보이지만 늘 패배하기로 결정되어 있었듯이...
조합을 만들어도 해직당했고, 사소한 시험에 저항해도 파면당했다.
평소에 밉보인 집단은 진보신당에 후원금 2만원 내고도 해임이란 중징계를 당하고 아이들 곁에서 분리당한다. 

학부모들은 내 자식은 살아 남아야 해.
그 밑바탕은 역사적인 것이라 해도, 부모의 머릿속에선 '지금-여기'서 게으른 내 새끼의 실존적인 몸뚱아리만 밉게 보인다.
줄 세우는 교육에선 결국 앞에 선 자와 뒤에 선 자가 생기게 되어있고, 뒤에 선 자는 늘 헐떡거리면서 운동장을 한 바퀴 더 돌아야 하는 '선착순'의 뼈아픈 기억을 남기게 되는 법.
네이버에서 유행한 웹툰처럼, '명문사립정글고등학교'같은 괴물들만 살아남게 되었다. 

학생들을 위한다는 입장에서 몽둥이질하는 가엾은 교사와, 그 교사를 평생 증오하며 사는 가엾은 학생을 양산하는 것이 지금의 '정글고등학교'다.  

이 책은 슬프다. 어디에도 빛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현실은 암담한데, 전혀 밝은 쪽이라곤 볼 수 없기 때문에.
그렇지만 또 이 책은 기쁨이다.
우리에게 '소금'이 될 것을, 소금이 된다면 세상이 썩어가는 데 조금이라도 저항할 수 있을 것이고,
먼먼 훗날, 빛을 기다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작은 소리로 말하기 때문이다.
내가 좌절한 어둠의 원인은, 당대에 열매를 맺을 수 없을 것에 대한 무릎꿇음이었다.
지금 나에게 빛을 보이는 한 마디가, '당대 열매 기대 금지'란 표어였다. 

선생님들께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그리고 선생님들과 이 책을 돌려보며 토론을 하고 싶다.
당장 내가 선 곳부터, 어떻게 하는 것이 아이들을 조금이라도 희망의 싹이 있는 쪽으로 이끄는 길인지,
어떤 것을 바꾸고, 어떤 것을 계획하는 것이 희망스런 일인지... 이야기하기 위해서. 

이우학교 이수광 교감샘은 나도 좋아하는 분인데,
지식의 양*심도*지속성=지적 생성력
이런 공식은 참 쌈박하다.
우리는 지식의 양만 추구한다.
심도와 지속성이 약하면, 그건 젬병이다.
아니, 자칫하면 지속성이 '제로'인 교육을 하기도 한다.  

'아이에게 주도권을' 주라는 신을진 연구원의 이야기도 좋다. 어렵긴 하지만. 

국민 전체의 생각이 바뀌어야한다는 조기숙 교수의 발상은 어둡다. 의도는 이해가 가지만, 구세주도 한국 교육의 실마리를 찾을 순 없다. 내가 해야 한다. 

돈키호테 허아람은 대단하다. 한 일도 대단하고 꿈도 대단하다.
돈키호테는 엉뚱하기만 하지 않다. 그의 꿈과 자유, 저항의 상징...을 읽어야 한다. 

침묵하는 정부, 절망하는 국민.
송인수의 이 말이 한국 교육을 객관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정부만이 '개혁'의 칼을 뽑을 수 있는데, 정부는 '자율'만 내세운다.
가만히 있을 뿐. 

모든 글이 좋은 건 아니었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움직일 힘이 맺히는 것 같다.
오래 가만 있었다.
이제 좀 움직이고 싶다. 죽지 않기 위하여...
아니, 죽어서 살기 위하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