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선일기 - 잠든 나를 깨우는 100일간의 마음 공부
김홍근 지음 / 교양인 / 2005년 5월
평점 :
절판


멕시코의 시인 옥타비오 파스의 활과 리라를 번역하고, 보르헤스 전기를 쓴 김홍근의 참선 일기, 100일간의 마음 공부다. 

마음이란 것, 이것이 무언지,
인간으로 살고있는 존재. 나는 도대체 뭐하는 한 물건인고?
질문에 답하려 마음에 화두를 붙들고 그것을 바라보는 공부를 간화선이라고 한다. 

100일간 마음을 배우려 들락거리는 일도 보통 노릇은 아니거늘,
그것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 또한 쉬운 일은 아니리라. 

아, 매일 불평 불만과 지금-여기서 최선을 다하기보다는,
지금-여기를 떠나버리고 싶은 것이 날마다의 '나'가 아닌가 반성한다. 

주변에는 왜 이상한 인간들 천지이며, 훌륭한 사람들이 이렇게 만나기 어렵고,
상황은 왜 또한 이렇게 비극적인 것이냐.
나라가 돌아가는 꼬락서니를 봐서는 이거 풍전등화와도 같고, 옳은 것이라곤 어디에도 없구나.
매번 회의에 참석하는 자리에서 떠드는 이들은 도대체 왜 그런 말을 지껄이는지... 한숨만 나오고, 욕설만 쌓이는데...
내일은 또 출근에 회의 참석하여야 하는 것이고... 

불평 불만이 가득한 내 마음에, 스스로를 조용히 바라볼 여유는 없었다. 

<묻지 않는 질문>이란 책이 현웅 스님의 책으로 나와있다고 한다.
오늘 당장 주문해서 읽어보려 한다.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이고, 장래는 장차 올 시간이다.  
   

 

곰곰 생각해 볼 말이다. 나의 시간은 현재를 야금야금 잡아먹고 미래로 가고 있는가. 아니면, 장래를 관하며 현재를 바라보는가.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짚고 일어서라!  
   


지금 나의 콱, 막힌 마음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한 마디다.
학교에서 답답한 마음을 가지고 사는 나, 이 상황을 벗어나려 애써봤자, 땅을 디디는, 바닥을 차고 오르는 일만 못하다. 

그의 일기를 읽다보면, 가슴이 툭 터지는 날도 있지만,
마음 공부를 아무리 해도 심장이 답답한 날들이 이어진다.
그것이 인간의 한계일 것이다. 

그렇지만, 무지의 밭에서 화내고 싸우며 다가올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가득한 삶을 사는 일은 부질없고 슬프다. 

나는 이미 21년 반의 교사생활을 보내버렸다. 열심히 했던 시간들도 있지만 불평으로 살았던 날도 많다.
그저 직장인처럼 살았던 날들도 얼마나 많았던가 많이 반성한다.
그러나, 앞으로 남은 20년의 미래를 또 부질없이 보낼 것으로 생각하면 참 비참하다.
장래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서원을 세울 노릇이다.
그래야 20년 뒤에 오게될 장래에, 스스로 부끄러워 하지 않을 것이 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만난 많은 단어들, 좋은 구절들 중에서,
서원과, 장래와, 땅이란 세 단어를 얻었다.
이제부터, '서원과 장래와 땅'을 화두로 마음을 닦아보는 날들을 스스로 기대한다.


서원은 미래를 장래로 바꾼다. 장래는 현재에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과거에까지 영향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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