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와 토종 씨의 행방불명 - 우리가 알아야 할 생물 종 다양성 이야기
박경화 지음, 박순구 그림 / 양철북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건 뭐, 나라가 나라가 아니다.
군함이 바다에서 가라앉았는데, 원인이 도대체 무언지 밝히지 않는 걸 보면, 미국과 연관있든지, 자뻑이든지 한 모양인데,
원인 규명을 쉽사리 제시할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3년 전, 태안 앞바다에서 사고가 나서 기름이 온통 갯벌을 뒤덮었을 때도,
나라는 나라 역할을 하지 않았다.
임진왜란에 의병이 국가를 지켰듯, 자원봉사자들이 일일이 기름을 걷어냈는데, 그 자원봉사자들 건강이 걱정되기도 한다. 

4월도 중순을 넘기는데 날씨는 한겨울 날씨다.
학교같이 큰 건물에는 종일 히터를 켜도 냉랭하다. 밤사이 식은 건물이 냉기를 뿜기때문이다. 아이들도 콜록거리고 비실거린다. 학교가 괜히 병을 주는 것 같기도 하다. 곧 5월이면 반팔 입을 계절인데...
3월부터 이틀이 멀다하고 비가 내리더니 급기야 부산에도 눈이 펑펑 내렸고, 비가 좀 그치는가 싶더니 겨울이다. 

1980년. 이 땅에서 천벌받을 짓을 하고 정권을 잡은 일이 있던 해, 여름 내내 한 번도 햇볕이 더위를 쏟은 적이 없다.
이 땅에 다시 천벌이라도 내리려는 것일까? 

지구가 가장 혐오하는 종이 인간이라는 데 이의를 제시할 만큼 배포가 큰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강을 막고 산을 뚫고, 심하게는 아예 산을 없애버리고 거기서 골프처럼 미친 운동을 한다. 미쳤다.
온 나라를 도로망 뚫는다고 산과 산, 들과 들은 잘리고 갈려서 동물들의 이동 통로는 다 잘려버렸다.
그러니 멧돼지처럼 큰 놈들은 민가고 학교고 뛰쳐들어가서 뭔가를 먹으려고 하는 일도 생긴다. 

이 책은 우리 주변에 있던 많은 동식물들에 관한 이야기다.
그 동식물들이 예전에는 시골집 추녀 끝에 대롱거리던 옥수수와 함께 족제비 한 마리씩 거꾸로 매달려 있던 추억들때문에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온 국토를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파헤치면서 살 곳을 잃은 것들이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것. 

로컬 푸드 운동처럼 음식들의 마일리지를 줄이는 운동이 필요하다고는 하지만, 세계화는 각종 음식물의 마일리지를 엄청 늘리는 방향으로 진행되어버렸다. 돌아오지 못할 길을 넘어선 것 같다. 

세계화의 이름으로 자유무역이 이루어지는 지역이 넓어지는 협정이 많아질수록, 농업의 가치는 떨어지고, 부익부는 심화될 것이다. 결국 부와 권력이 하나가 되어 강대국만 살아남는 구조로 달려가는데 기여하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이런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하는 푸념이 들기도 한다.
이미 세계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린 것이 아닌가 싶어서... 

그렇지만, 이 땅에서 함께 살던 것들에 대한 관심이 나의 미래에 대한 관심이기도 하니, 덮을 수도 없는 노릇. 

초중고생들에게 환경에 대한 관심을 높이도록 도움을 줄 법한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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