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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예뻤을 때
공선옥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5월
평점 :
나더러 대학생 시절로 돌아갈거냐고 물으면, 나는 아니라고 답하리라.
80년대는 가난과 추악함의 추억이 가득 묻은 돌이키고 싶지 않은 연대였다.
그 시절을 낭만이라고 한다면, 빌어먹을 낭만따위는 시궁창에 처박아 버리고 싶기도 했다.
그렇지만, 루카치의 말마따나 하늘의 별을 우러를 수 있었던 그 시절이 행복했던 건지도 모른다.
80년.
그리고 광주.
거기엔 가난한 사람들과
한 바탕의 난리와
죽음과
그 죽음을 둘러싼 혼돈, 또 죽음.
의문을 알 수 없는 실종과 죽음. 정신적 공황 상태.
그리고 그 시대를 생각하면 잊을 수 없는
노동자, 야학, 노동 운동과 전태일의 그림자, 그의 불꽃.
공선옥의 이 소설은 재미있지도, 그렇다고 그 시대가 생생하게 형상화되어있지도 않다.
왠지, 부채처럼
그 시대에 대해서 이런 두툼한 책을 쏟아내지 않으면 명치끝이 먹먹한 느낌인 것을 토해내기 위하여,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은 이런 책들을 뱉어내지 않을 수 없었다.
오늘,
다시 말할 수 없는 자들은 입을 다문다.
가난한 사람들이 가는 군대에서,
한 바탕의 난리와
죽음과
그 죽음을 둘러싼 혼돈, 또 죽음.
정신적 공황 상태가 다시 반복된다.
작가가 가장 예뻤을 때,
두려움으로 가득한 세상을 만났듯,
내 제자들이 간 군대에서 두려움 가득한 일들이 일어났다. 세상은 무서운 일의 반복인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