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권력 - 자본, 그들은 어떻게 역사를 소유해왔는가 제1권력 1
히로세 다카시 지음, 이규원 옮김 / 프로메테우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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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의 원제목인 '오쿠만쵸샤와 하리우도어 고로스'가 무슨말인지 곰곰 생각하며 읽었다.
첫장부터 충격적인 발언은 이어진다.
우연히 외모가 비슷한 사람들을 발견하고 사건의 실마리를 잡는 탐정이야기처럼, 그가 가정하는 인맥의 가계도는 세계의 모든 <하드 보일드 역사>를 좌지우지하고 있었다. 

억만장자는 헐리우드를 쥐고 흔들 정도의 큰 권력이었고,
그 자본의 권력이 저지른 온갖 공포스런 사건들을 구체적인 <인명>을 거론하면서 기술하는 것이 이 책의 특장점이다. 

정치, 전쟁, 언론, 수송, 자원, 과학... 어떤 것은 역사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겠지만, 전혀 아닐 것 같은 발명품 같은 것에도 검은 손의 마수는 뻗쳐있다. 

하워드 진의 <미국 민중사>가 민중에게 가해진 사건으로 본 미국의 역사라면,
이 책 <제1권력>은 미국의 자본가들이 자행한 사건으로 본 미국의 역사편이라 보면 되겠다. 

지금까지 우리들이 배워온 사실들이 진실이 아닐 수 있으며,
이제 다른 시각으로 새로이 씌어질 필요가 있다.(88) 

이렇게 새로운 시각으로 쓰는 것이 히로세 다카시의 책이 되었다. 

유사한 이름에서 출발한 가계도가 씨실로 먹히고,
온갖 사건 사고들이 날실로 먹히다 보면,
누구도 모르는 사이에 놀라운 무늬의 역사를 그려내고 있다는 깜짝 파티가 기다리고 있다. 

순수한 발명가로 알려진 에디슨의 탐욕과 어리석음, 그리고 석유, 은행업 등의 검은 거래의 그림자는 그들의 '연합'을 실루엣으로 보여줄 뿐인데도 자본의 두려움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정의의 이름으로 치러진 숱한 전쟁들의 뒤에서도 자본가들은 <위기를 이용하여 독점을 강화>해나가는 방안을 찾고 있음을 살필 때, 9.11 이후 미국이 걷고있는 길이 <자작극>일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일본의 평화운동가라는 한 사람이 그려낸, 미국의 계보는 작가의 위대함에 놀라게 만들고, 자본의 추악한 마수의 발견에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  놀랍고도 무서운 책.  

'석유 종말 시계'와 함께 읽노라니... 석유와 돈과 전쟁의 징그러운 상관관계가 얼키고설켜 머리를 뒤흔든다.
앎이 세계관을 뒤흔든다면... 이 책은 세계를 뒤흔들 수도 있을 것이나... 펜은 탱크 앞에 무력하기 쉬운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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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w0607 2010-04-02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놀랍고도 무서운 책이라는 표현... 공감합니다

글샘 2010-04-02 16:19   좋아요 0 | URL
읽는 동안 내내 정말 놀라움을 금치 못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세상 사는 일이 그렇게도 무섭습니다. 지금 해군 함정을 둘러싼 왈가왈부도 그 뒤에 숨은 이야기를 알게 된다면... 정말 무서운 일입니다. ㅠㅜ

불화 2010-04-02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저도 읽고나니 세상이 넘 허무해지더군요..민주주의니..하는 개념들이 머리에서 지워지더군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