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읽는 시 - 언어능력 향상 프로젝트 중급, 중2 ~ 고2 수준
김주환 외 지음 / 우리학교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우리학교의 '언어능력향상 프로젝트' 시의 중급이다. 

초급 시는 아무래도 중학생 수준에 어울리는 시들이 많이 등장했지만,
중급에 실린 시들은 어른들에게도 충분히 울림을 주는 시들이다. 

제목이 같거나, 소재가 같거나, 주제가 어울릴 법한 시들을 두 편 얽은 다음,
각 시들에서 잡아내야 할 것들. 꼭 이해해야할 비유들을 간단한 질문 형식으로 묶어 두었다. 

서정주가 친일파이긴 했지만, 전두환 훌륭하다고 개소리를 씨부르기도 했지만,
서정주의 시는, 특히 <외할머니의 뒤안 툇마루>같은 시를 읽노라면, 그만한 시인도 얻기 어렵다 싶은 생각이 든다. 

외할머니의 뒤안 툇마루

                                           서  정  주

외할머니네 집 뒤안에는 장판지 두 장만큼한 먹오디빛 툇마루가 깔려 있습니다.  이 툇마루는 외할머니의 손때와  그네 딸들의 손때로 날이 날마다 칠해져 온 것이라 하니 내 어머니의 처녀 때의 손때도 꽤나 많이는  묻어 있을 것입니다마는,  그러나 그것은 하도나 많이 문질러서 인제는 이미 때가 아니라, 한 개의 거울로 번질번질 닦이어져 어린 내 얼굴을 들이비칩니다.

 그래, 나는 어머니한테 꾸지람을 되게 들어 어디 갈 곳이 없이 된 날은, 외할머니네 때거울 툇마루를 찾아와, 외할머니가 장독대 옆 뽕나무에서 따다 주는 오디 열매를 약으로 먹어 숨을 바로 합니다.  외할머니의 얼굴과 내 얼굴이 나란히 비치어 있는 이 툇마루에까지는 어머니도 그네 꾸지람을 가지고 올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자작나무 

                    도 종 환 

자작나무처럼 나도 추운 데서 자랐다
자작나무처럼 나도 맑지만 창백한 모습이었다
자작나무처럼 나도 꽃은 제대로 피우지 못하면서
꿈의 키만 높게 키웠다 
내가 자라던 곳에는 어려서부터 바람이 차게 불고
나이 들어서도 눈보라 심했다
그러나 눈보라 북서풍 아니었다면
곧고 맑은 나무로 자라지 못했을 것이다
단단하면서도 유연한 몸짓 지니지 못했을 것이다
외롭고 깊은 곳에 살면서도
혼자 있을 때보다 숲이 되어 있을 때
더 아름다운 나무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아, 도종환의 시를 읽다 보면
삶의 애환이 싸~르르 밀려 온다.
쐬주 한 잔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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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0-01-01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가 밝았습니다.우리 모두 희망을 갖고 살아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