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사생활
이응준 지음 / 민음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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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소재가 아주 특이하다. 

국가는 '공적 기관'이다. 여러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한 기관이 국가인데, 국가라는 시스템은 공적인 사업을 벌이는 집단이다. 그런 국가가 '사생활'을 가진다는 것을 어떤 의미일까? 

그리고, 소재가 통일 대한민국이라는 것도 재미있다. 

시인이었던 작가가 스토리를 전개하는 것이 좀 익숙하지 않다.  

북한과 통일에 관련된 책을 많이 섭렵했다는 증거로 독서 목록을 제시하고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작가가 가지고 있는 마인드 안에서 북한과 통일은 살아움직이지 않고 있다. 

더 생생하게 인물들이 살아 튀어나오게 써주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북한이 몰락하고 흡수 통일이 일어난다는 설정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북한은 미국과 휴전 상태에 있기때문에, 북한이 몰락한다고 해도 통일 대한민국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생각들이 차가운 겨울날 코트깃을 올려세운 남자들이 입김을 뿌려가며 내뱉는 대사처럼 간결하고 산만하게 흩뿌려지고 응집되어 물방울이 되지 못하고 사라지는 느낌이랄까. 

뒷부분으로 가면서는 한 챕터의 분량이 아포리즘을 일삼는 시인의 그것처럼 짧다. 

자본주의는 못본 척 하는 것... 

이북의 특이한 사회주의가 남조선의 사회 행태를 보면서 이렇게 느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씁쓸하다. 

보고도 못본 체 하는 것... 이런 냉정함이 자본주의의 생리라는 파악은 날카롭다.
한 개의 국가였던 나라가 두 개의 국가로, 또 서로 다른 체제로 살아가고 있으니, 만일에 통일이 갑자기 다가서더라도 <내가 나를 죽이는> 상황이 또다시 벌어지리라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있지만, 이런 표현들은 역시 시인의 관찰력과 신선한 상상력의 소산으로 보인다. 

광고를 보고 기대했던 데는 많이 못미친 아쉬운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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