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염부주지 외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고전
조면희 지음 / 현암사 / 2001년 12월
평점 :
품절


현실이 지나치게 부정적일 때,
작가들은 판타지를 그린다.
그 속에선 귀신이 등장할 수도 있고, 전지전능한 신이 등장할 수도 있다.
평범한 인물들은 하소연을 하고, 판타지의 세계 속에선 그 하소연이 실제와 넘나든다. 

이 책에선 최치원의 석문시, 두 자매와의 대화를 앞세우고,
뒤에 금오신화의 다섯 편 이야기를 쉽게 풀이해 적고 있다. 

올해 수능에도 등장한 만복사 저포기, 이생 규장전은 문학 교과서에도 많이 등장하는 귀신과의 사랑 이야기들이다. 

조선 시대라면 있기 어려운 적극적인 아버지의 혼사 성립 과정 같은 것은 상당히 새로운<新> 이야기인 것이다. 

출에 취해 부벽정 아래서 놀거나 용궁에 가서 노는 이야기, 또 남염부주에 가서 기록한 이야기들은 모두 황탄한 것들이지만, 그 속에서는 현실 세계에 대한 강한 비판이 가미되어 있다. 

타고난 신분이 평생 굴레가 되는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
그리고, 왕권 찬탈을 위하여 온갖 중상 모략을 일삼았던 사람들 사이에서 최치원과 김시습 같은 이들은 이런 판타지 세계 속에서나마 삶의 위안을 찾았던 것이리라 생각하면,
유신시대 담시란 독특한 장르를 개척한 김지하가 생각난다.
김지하도 한때 사형 선고에 국제적 구명운동까지 벌였던 사람이지만, 세상이 바뀌면 사람의 생각도 바뀌는 법. 

김시습이 이 혼란한 세상을 바라본다면, 이제 어떤 이야기를 엮어 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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