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씨월렁대는 거 보지도 듣지도 않았지만,
채널 돌리다보니 참 여러 군데서 보이더만, 징헌 낯짝. 

속 시원한 소리 하나 있어 옮긴다.

 http://bbs2.agora.media.daum.net/gaia/do/kin/read?bbsId=K153&articleId=60241 



우리 국민들은 참 순박합디다. 아니면 참 권력에 납작 엎드릴 줄 압니다. 어떻게 이런 무시를 당하고도 그냥 고개만 숙이고 있습니까? 대화라고 하는 제목이 붙은 이 방송은 사실상 온통 일방적 강요만이 묻어나오는데요? 지상파 4사를 모두 장악했고, 케이블TV의 YTN, MBN 두 뉴스채널마저 장악된 방송이었네요. 그것도 휴일이 시작되는 금요일 밤 10시부터 12시까지 황금시간을 삼켜버리셨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대화라고 할 수 있을까요? 모든 채널을 독점하고 거의 혼자 말하다시피했던 방송을 대화라고 할 수 있을까요? 더군다나 다른 참여자들의 질문은 이미 연습한 대통령의 말을 듣기 위한 예비 가이드라인에 불과했고요. 그것은 사실상 질문이 아니라 대통령님 이러한 것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라는 부탁에 불과했고요. 대통령이 말하기 전에 국민에게 대통령님 발언하십니다라고 알리는 멘트에 불과했다 이 말입니다. 심도있는 토론은 고사하고 주고받는 대화조차 되지 않았죠. 아 XX 분명 대화라고 했는데? 내가 헛것을 봤었나.

 

국민의 일상이 대통령의 일방적인 강요로 이처럼 침탈받았는데도 그저 "우리 무시당했어"하고 한번 피식 웃고 넘긴다면 이거 내가 얼마나 순박한 것인가. 얼마나 맹물인가. 졸지에 우스운 꼴인데. 채널 선택권은 박탈당하고 대화라는 거짓이 붙은 채 일방적 주입만 이루어지는 모욕을 실컷 당하고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자니 무슨 제왕적 군주국가 시절에 사는 무지랭이 민초가 되는 듯 싶었습니다. 제왕이 행차할 때는 한번 납작 엎드려주면 되지.

 

요즘 방송이 장악된 것은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뉴스가 국민을 단순한 아메바 취급해도 조용한 국민들인데. 단골 메뉴들이란, 이명박 한컷, 사건사고 너저분하게 늘어놓고, 자연풍경 한번 보여주고, 국내는 대충 넘기고 세계 소식이나, 그것도 빅브라더의 입맛에 맞게 편집하여 곁들인 해설도 빅브라더가 흐뭇하게.

 

어쩌다 빠뜨리기에는 너무 심하다 싶은 뉴스가 나오면 구색은 갖추어야하고 그럼 한참 뒤에 국민들 흥미 다 끝장내고 채널 돌렸다 싶을 때 짤막하게. 지방에서는 지방뉴스로 짤릴 수도 있고. 지방은 몰라도 땡!

 

손석희 교수 내쫓고 MBC도 내 맘대로 좌지우지 한다고 국민에게 선포하면서, 너희는 내가 대화라고 하면 대화인거야 하고 2시간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면서, 백번쯤은 나온듯한 혓바닥으로 입술핥기를 보고 있자니 정책 설득이란 참 쉽구나 싶습니다. 그냥 하던대로 밀어부치는 게 그나마 국민들 자존심 지켜주는 게 아니었을까요? 불러다 앉혀놓고 모욕주고 면박하기 보다는. 

 

"세종시 안됩니다. 다른 혁신도시 그대로입니다. 정부를 믿으세요. 당신들은 무지합니다. 당신들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릅니다. 당신들 과거에도 그 루저 짓 하지 않았습니까." 라는 그런 종류들로 들리는 말을 반복하면 스스로 "맞습니다. 저희들은 바보입니다." 라고 인정하는 국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군요. 지난 대선에도 세종시 그대로입니다라고 했었지요? 수십번도 더 옹알거렸다지요. 다른 혁신도시도 그대로 가겠습니까? 거짓말도 순번대로 지나가는 거죠? 거짓말도 골고루 거쳐주어야 평등 아니겠습니까?

 

4대강은 어떻고요? 환경에 대한 전문 패널도 없고, 그나마 괜찮은 패널은 한명 있어도 토론의 무기는 소총도 쥐지 못한 듯 싶고, 대통령은 그래픽까지 온 화면을 지배하면서 대포로 펑펑 쏘아대니 차라리 혼자 쇼를 하시지. 패널은 들러리로 그렇게 무시당한 채 대통령과 대화는 못해도 대통령과의 대면은 할 수 있으니 어찌 감개무량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MBC 주관에 요상하게도 KBS 아나운서가 끼어들었는데, 남의 집 안주인을 데려다 놓았네요. MBC는 방문진 이사진도 장악된 마당에 이제 까라면 까야겠죠. 대통령 나오는데 이쁜 아나운서가 곁에 있어야 그림 확 살지 않겠어요? 이왕이면 못생긴 여자 찾는다더니, 그 여자 아나운서 그래서 간택된건가? 좀 불쌍하네. KBS 9시 뉴스에서 쫓겨나고, 시사360으로 밀려나더니 그것마저 끝장나고, MBC까지 밖으로 내쳐져 얼굴마담으로? 아 진짜 좀 기구하네. 여인의 운명이란.

 

그렇다면 국민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지요. 얼마나 모욕당하고 면박당했는가! 간간이 터져주는 멘트는 얼마나 무시와 멸시를 거듭했는가! 생각하면 그 두 시간 정말 끔찍했습니다.

 

세종시 원안대로 해야한다니까 니들은 앞에 있어도 못먹는 국민 무지랭이들이 왜 설치느냐로 들리던데. 4대강 반대하는 분들은 자동차 한대 안다니던 시절 허허벌판에서 살고 있는 까막눈들이고. 기술도 모르는 것들 같으니라고. 니들이 기술을 아느냐? 처럼 들리던데. 이런 면박을 당해도 "네네 잘 들었습니다. 그럼 다음으로 넘어가지요"라는 진행자 아나운서의 멘트에서 약간의 미안함이 베어난듯한 음조에 위안을 느끼는게 국민이야? 머저리 등신이야?  

 

지난번 대선 토론에서는 기관지 문제로 군면제를 받았다면서 사뭇 콜록거리더니, 이번에는 한번 콜록거리는 거 찾기 힘들었네요. 한번 시원하게 콜록거려주지 그랬어요. 일관성이 너무 없잖아. 그리고 거짓말을 할려면 입에 침 바른다던데, 두번 놀랐음. 그 행위의 숫자가 도저히 세어볼 수 없을 정도로 많다는데 놀라고, 또 제대로 보지 않으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전광석화처럼 사삭 침 바르는게 이야~ 저 사람은 머에는 도가 텄구나하고 놀라고. 하도 해서 도텄다 도텄어. 그런 생각이 들었음. 나만 그랬는감?

 

방송이 끝나자마자 신문들도 질새라 국민 입장까지 바로 공감 우세, 수긍으로 포장하더군요. 대통령 감정에 누가 될라 방송보다 뒤쳐질라 바로 국민에게는 스스로 감정도 없는 생명체인 마냥 어용신문이 알아서 감정처리까지 해주시는군요. 감사합니다. 내 기분도 언제인지도 모르게 훔쳐가셨군요. 감사합니다. 굴욕 한번 진하게 느꼈어요. 일방적 주입으로 시작해서 마음의 반응까지 강탈로 마침표.

 

참! 대화라는 타이틀은 이제 사용하지 맙시다. 타운홀 미팅? 우리나라 지나가던 똥개가 개뼈다귀 뜯는 앞에서 설교를 해도 그보다는 형식이 나을듯 싶습니다. 대통령만 승자고, 참석자도 국민도 모두 속터져도 한마디 못하는 루저로 만들어놓는 타운홀 미팅 새롭게 경험했음. 감사합니다요. 또 새로운 것을 보았네요. 머저리 바보 무지랭이 국민들은 굴욕당해도 그냥 제 각자의 피곤한 삶 삽니다요.

 

이렇게 대한민국의 주권자라는 내가 내 안방 TV 앞에서 꿇려 앉은 채  무시당하고 모욕당하고 뭣도 모른다고 면박당해도 나만 당한 것은 아니니 위안삼으며...전체주의 국가처럼 대한민국 5천만 모두가 한자리에 앉아 시청하면서 모든 것을 다 알고 위대하게 혼자 말할 권리가 주어진 한 분에게 모욕당한 것이니...그것을 위안삼는 상등신이 되겠습니다요. 

 

각하 시원하셨습니까? 입으로 실컷 싸대서!

대한민국 국민의 의무는 이로써 끝났습니까? 참 찐하고 찐한 굴욕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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