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의 아바타일까 사계절 1318 문고 43
임태희 지음 / 사계절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아바타... 분신이다.
사이버 세상이 열리면서, 그 속에 자신의 분신을 하나 기른다.
그게 아바타다.
실제 세계에선 백화점에서 좋은 옷 하나 사려면 내 한달 월급으로도 모자란다.
그렇지만, 아바타 세계에선 돈 만원이면 호강한다. 

청소년들의 가슴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알기 어렵다.
그렇지만, 갈수록 청소년들에게서 친구와 우정과 꿈을 박탈하고 오로지 성적, 공부만을 강요하는 현실태에서...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아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학생부장 회의 참석하면, 제1번 안건이 자살예방 교육이다.
전에는 학교폭력 예방이었는데 말이다. 학교폭력이 일어나면 해결이 어렵단 이야긴데,
자살은... 사실 해결이 안 된다. 

지난 주, 교사 대상으로 자살예방에 대한 교육을 했는데,
실제 자살을 기도했던 사람들도 엄청 후회를 한단다.
그러니까, 완전하게 자신을 버리고 싶어서 자살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자기가 정말 죽을까? 이렇게 생각하는 정도로 정신적 혼란을 겪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이 소설은 자살의 이야기는 아니다.
성폭력이 무수히 일어나는 현실에 대한 이야기고,
그 피해자들의 상처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상처를 입은 존재들이, 스스로를 '아바타처럼' 현실과 분리하여 생각할 때,
삶은 곧 죽음 옆자리에서 웃음짓고 있는 것이다. 

영주가 할머니 댁에 갔을 때, 할머니는 눈이 어두워 니트를 뜨다가 한 코 빼먹고 지나간 자리를,
술술 풀어 버리고 다시 뜨기 시작한다.
그렇지만... 삶의 함수는... 그렇게 한 코 빼먹은 자리처럼,
술술 풀어버리고 다시 떠나가기 쉽지 않은 것.
그렇지만, 넓게 본다면... 한 코 빼먹었다고 니트를 쓰레기통으로 던지는 일은 더 어리석은 일이다. 

이 세상을 읽어내고 싶고,
그래서 다시 세상을 원형으로 되돌릴 함수를 찾고 싶어하던 아픈 소녀들.
그들이 지난 어느 '한 코'의 시점을 되찾아 다시 실을 술술 풀어내고 새 코를 떠나가기를...
그러는 데 도움이 되는 어른이기를... 간절히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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