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을 쫓는 아이 (개정판)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이미선 옮김 / 열림원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개체 발생은 계통 발생을 반복한다...는 말이 있다.
한 존재는 그 존재가 속한 집단의 진화 과정을 그대로 따른다는 이야기다.
인류의 발생부터 성장, 노쇠화, 소멸까지의 과정은 인간 한 개체의 탄생부터 죽음까지와 비견될 수도 있겠다.
같은 양상이 부분에서 전체까지 반복된다는 과학의 프랙탈 이론과도 통하는 면이 있다. 

이 소설은 우선 엄.청. 재미있다.
564페이지의 소설을 손에서 떼기 힘들 정도로 붙잡고 있게 된다. 잠자는 것이 아까울 정도로... 

장편 소설이지만, 이야기들의 궤적이 다시 만나고 다시 얽힌다.
슬픈 이야기지만, 아름답다. 

물론 아프가니스탄의 남자들 이야기이므로, 여성에 대한 부분은 극히 적다.
같은 작가의 여성에 대한 이야기, 천 개의 찬란한 태양...과는 좀 다른 이야기다.
관타나모 다이어리를 읽으면서 아프간 이야기를 읽고 싶었던지도 모르겠다.
우연히 도서관에 가서 눈에 마주친 연을 쫓는 아이를 뒤쫓아서 함께 아프고 함께 울었다. 

마음이 조마조마하여,
혹시 이러다 큰일 나는 거 아니야? 하는 대목에서 큰일이 일어나면 눈물이 핑 돌려 한다. 

출생의 비밀이 재미난 이야기 구성 요소 중 하나지만(이쁜 여자의 죽음과 계급 차이의 극복과 함께) 계급을 뛰어넘은 우정과, 우정이 이루어내는 스토리는 흥미진진하면서도 짠한 마음을 카타르시스로 풀어 준다. 

학교에서 불행한 사고가 일어나서 한 열흘 정신을 못차리고 난독증마저 생기려던 시점에서 만난 고마운 책이다.  

삶은 계속된다...
그 계속은 연속성과 함께, 반복성도 함축하고 있다.
순간적 경험들의 연속성과 반복성은, 삶의 총체 안에서도 계통 발생을 반복하는 모습으로 드러난다. 신비롭고 아름답다.  

책장이 넘어가는 것을 아쉬워하며 소설읽는 맛을 아는 이들이라면... 꼭 읽기를 권하는 책이다. 

번역에 대해선 내가 뭐라고 할 계제가 아니지만...
병원에서 쓰는 용어를 좀 의사나 간호사에게 물어 봤더라면 싶다.
ICU를 집중치료실로 번역했는데, 통상 '중환자실'로 쓰고,
IV는 그냥 영어로 적었는데 '정맥 주사'로 쓴다.
간호국도 그냥 '스테이션'으로 부르는 게 일반적인 용어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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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소설] 연을 쫓는 아이 - 할레드 호세이니 (The Kite Runner - Khaled Hosseini)
    from 월풍도원(月風道院) - Delight on the Simple Life. 2010-10-01 13:37 
    아프가니스탄. 뉴스에서 위험투성이라고 떠들어 대던 나라. 연을 쫓는 아이의 배경이 되는 나라입니다. 이 소설을 읽기 전에는 그저 위험한 곳이라고 들었지만, 연을 쫓는 아이로 인해 마음속의 아프가니스탄과의 거리가 좀 가까워 졌죠. 파슈툰족과 하라자족. 소설을 읽는 중에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아서 어떻게 생긴 사람들인가 찾아보기도 했어요. 책이 꽤 두꺼운 편이지만,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책이라 금세 읽어버렸습니다. 가족. 친구. 사랑. 주인공이 인생을 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