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길이 되는 곳, 산티아고 - 비움과 채움의 순례 여정
아더 폴 보어스 지음, 유지훈 옮김 / 살림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신학 교수가 산티아고를 간다.
그의 글이 좋은 점은... 친구들 이름 써대면서 자랑질 하지 않아 좋고,
제 발이 고생했다고 생색내지 않아 좋고,
나는 걸었네, 뛰었네, 찬양했네... 투의 설명을 신학 교수의 입장에서 듣는 일도 좋다.
그리고, 좀 나쁜 점은... 별로 재미가 없긴 하다. 

'여정(길)'은 기독교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우리 모두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인생이란 여정. 의식은 머리로만 이해해선 안 된다. 발걸음과 온 몸으로 이해하려면... 걸어야 한다.
예수님은 평생 길을 걸으셨다. 우리 인생은 그와 같다. 

하느님은 움직이는 과녁이다. 움직이는 과녁에 가서 박히려면... 같이 움직일 수밖에...
그 과녁은 내가 빠른 걸음으로 가든, 에둘러 가든, 무언가를 놓쳐서 돌아 가든...
하느님께서 내게 마련해 주신 선물처럼 '예비하신 사람들'로 만날 수 있다.
(기독교 투의 예비하신, 역사하신... 이런 말들이 싫긴 하지만, 뭐, 어쩔 수 없다.) 

배낭은 가볍게, 타인의 환대는 정중하게 수용하며, 분을 품지 말고, 자비롭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느님의 통치를 전파하는... 걸음으로서의 카미노... 

재물이 있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기가 심히 어렵다.
자원봉사자들이 배낭이 무겁다고 질책하는 일... 그들은 거만하게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무거운 배낭은, 나를 진정으로 걱정하는 마음, 순례를 잘 마치도록 돕기 원하는 마음의 표현이다. 

카미노는 '마음에 드는 사람과 함께할 수 없다면,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이라도 좋아하라'는 걸 가르친다. 하하... 적응하며 살아야지. 

카미노는 집중적 장소이며, 그곳을 걷는다는 일은 집중적 경험이다.
다음 진술에 '그렇다'고 수긍했던 때가 언제인가?
있을 만한 곳이 없다.
딱히 할 일이 없다.
함께 있을 만한 사람이 없다.
이건 분명 기억에 남을 것이다.

집중력의 문제다... 

그냥 걷는 것과 집중해서 걷는 것.
그냥 사는 것과 집중해서 사는 것.
그냥 읽는 것과 집중해서 읽는 것. 

집중하는 일은 힘겹다. 마음을 툭 놓아버릴 필요도 있다.
그렇지만, 집중은... 사람을 자라게 한다. 나이테가 추운 겨울에 짙은 색으로 남는 것처럼... 

이 책은 쉬운 맞춤법을 틀린 곳이 있다.
21쪽. 어패... 어폐가 있다.
236쪽. 기력은 쇄하고... 쇠하고... 한자어라서 어려웠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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