夢魂
           李玉峯

近來安否問如何  요즈음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月到紗窓妾恨多  달빛 어린 창가에서 첩의 한은 깊어만 갑니다.
若使夢魂行有跡  만약 꿈길에도 오간 흔적이 있다면
門前石路半成沙  문 앞의 돌길이 반은 모래가 되었을 거예요.

목마름 - 옥봉에게

그대가 밤마다
이곳 문전까지 왔다가 가는
그 엷은 발자국 소리를
내 어찌 모를 수 있으리

술취하여
그대 무릎 베개 삼아
잠들고 싶은 날

꿈길 어디메쯤
마주칠 수도 있으련만
너무 눈부신 달빛 만리에 내려 쌓여
눈먼 그리움
저 혼자서 떠돌다가
돌아올 뿐

그동안
돌길은 반쯤이나 모래가 되고
또 작은 모래가 되어
흔적조차 사라져

이젠 내 간절한 목마름
땅에 묻고
다시 목마름에 싹 돋아
꽃필 날 기다려야 하라.

이가림 시집 <순간의 거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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