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 아담 잭 런던 걸작선 1
잭 런던 지음, 이성은 옮김 / 궁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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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가 인간의 심리분석을 위하여 무의식을 설명할 때 활용하는 개념들은 심하게 자극적이다. 리비도라는 성적 에너지에서부터 이드라는 본능 등...
이런 자극적인 상징들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낸 프로이트는 한 세기의 획을 그은 창조자로 불리운다. 그러나... 아무래도... 그의 상징들은 일반적으로 쓰기에는 지나치게 원색적이어서 융 등은 집단무의식 등의 개념을 발전시키기도 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작대기 끝에 털달린 데 물컹한 젤리를 묻혀서 잇사이를 비벼대곤 하는,
꽃향내가 풀풀 풍기는 거품기를 손에 비벼서 얼굴을 씻고, 머리도 감는,
열풍기를 켜서 머리털을 말리고는, 가죽같은 옷을 입고, 가마같은 자동차를 타고 도로를 내달리는 우리들도... 잠자리에선, 머나먼 예전, 고향으로 돌아가곤 하지 않는가. 

잭 런던의 이 소설은 인간의 원시를 기가 막히게 그리고 있다.
19세기 중엽 진화론이 한참 논쟁거리가 된 시대임을 생각한다면, 19세기 중엽에 태어난 잭런던이 이런 소설을 쓴 것도 진화론의 세례 덕이라 할 만하다. 

현대인들도 꿈을 꾸다 보면, 공통적으로 꾸는 꿈이 있다.
바로 어딘가로 뚝,
떨어지는 느낌에 발짓을 움찔,
해대는 순간.
어디 도서관이나 지하철에서라도 했다가는 좀 민망한 그 몸짓을,
잭 런던은 선사시대 이전, 원시 부족이던 조상들의 추락에서 물려받은 유전자라는 신선한 발상을 한다. 

잔인하기도 하고, 징그럽기도 하지만,
뭐, 동물의 왕국 보듯 읽으면 된다. 

동물의 왕국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김정만 아저씨의 설명보다는 잭 런던의 비포 아담 쪽이 훨씬 야생의 냄새가 풀풀 풍기리라. 

옛날 이야기는 옛날 이야기로만 읽어선 안 된다.
옛날 이야기는 지금 읽으면 우습기 짝이 없다.
그러나... 그 옛날 이야기가 함의한 것은, 반드시 미래에 바라본 현대의 모습이다.
우리가 동물의 왕국 바라보듯 읽는 유인원의 삶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미래에, 잭 런던이 강철 군화에서 그리듯, 형제인류애시대의 700년 뒤 인류가 21세기 초반을 살고있는 옛날 이야기를 한다면, 얼마나 우습기 짝이없는 노릇을 다람쥐 쳇바퀴 돌듯 살고 있는 것인지... 

날마다 센이 되어 치히로란 자신의 이름을 잊고(하쿠가 그렇게 네 이름을 잊지 말라고 했건만) 목욕통만 닦으려 뺑뱅이치는 자기자신의 행방불명이나,
날마다 무의미한 돌덩이를 산정으로 굴려올리는 시지프스의 허무한 신화처럼...
부조리한 일상을 벗어나는 순간을 갖지 못한다면,
허무한뎌... 하지 않을 것인가. 

김영랑의 시처럼... 독을 차고, 한 세상 모지라지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독을 차고 살 일인가.
아니면, 그저 텅 비우고, 독을 차는 일 같은 거, 허무한뎌... 하고 살 일인가. 

아담 이전으로 움찔,
떨어지는 나락을 경험하게 해준 잭런던에게 감사.
그리고 이 책을 읽게 보내주신 어글리더클링님께도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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