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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먹는 남자 ㅣ 올 에이지 클래식
데이비드 알몬드 지음,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원 제목이 The fire eaters다. 불먹는 사람들... 근데, 왜 남자라고 붙였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이 소설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영국의 작은 마을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을 그린 것이다.
60년대면, 아직 2차대전의 상흔이 도처에 깔려있던 시기다.
그래서 새로운 세계대전이 발발하지나 않을는지, 국지전이라도 벌어지지 않을는지,
긴장을 늦출 수 없던 시기다.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개구리 해부 시간이다.
개구리에게 영혼이 있느냐는 아이의 질문에 대한 선생님의 답.
개구리가 영혼을 가졌냐 하는 것은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란다. 우리는 개구리를 열어 영혼을 찾아봤지만 그 미스터리는 오히려 더 깊어지기만 했어. 놓친 게 뭘까? 잃은 게 뭘까? 생명이란 무엇이지? (177)
과학과 기술이란 것이 세상에 남긴 것은, 과연 무엇인지.
전쟁의 위험, 핵무기에 대한 두려움이 과학 기술의 현주소아닌지...
놓치고 있는 것이 뭐고 잃은 것은 무언지, 생명은 도대체 무엇인지...
전쟁을 겪고 정신적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불을 먹는 남자를 통하여 작가가 그리고 있는 것은 순수한 아이들의 세계지만, 그 속에서도 인류가 겪고 있는 고통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여자 애들한테는 근육이 좀 있고 머리도 좀 있으면서 돈을 벌어다 주는 듬직한 남자만 있으면 돼.(66) 이런 발언은 구식이지만, 그러나, 이런 시대가 오히려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우리는 모래에 누워 우우 소리를 지르다 깔깔대며 웃었는데 정말 멋진 시간이었다.
이렇게 아무 고민없이 들판에서 소리치고 노는 것 이상으로 아름다운 시간은 없지 않은지...
부탁드립니다. 사람들이 어리석은 일을 저지르지 않게 해 주세요. 절대, 다시는 안 돼요.(84)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 주세요.(288)
이런 아이들의 목소리가 하늘로 도착하여 근근히 유지되는 것이 지구인지 모르겠다.
보비의 친구 에일사가 학교에 안 나간 이유를 들으면서... 학교가 과연 뭔가 가르치는 기관일까...를 고민해 본다.
우리 아빠는 열두 살에 학교를 관뒀어. 오빠는 퇴학당했고, ... 아무튼 아빠와 오빠들은 정말 열심히 일해.,.. 우리 가족은 석탄 캘 장소가 있으니 생계를 꾸려갈 수 있을 거야...
과연 학교를 제대로 졸업한다고 해서,
개구리의 심장 뛰는 일에 대해서 무얼 알 수 있다는 건지...
이 아이들처럼, 하느님께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비는 수준의 지적 능력이면 만족하지 않을지.
전쟁을 일으키는 사탄들에 비하자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