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소설에 빠지다 - 금오신화에서 호질까지 맛있게 읽기
조혜란 지음 / 마음산책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고전 소설은 모름지기... 이렇게 읽어야 한다. 

그런데,
유치원 시절엔 열 페이지 정도로 얄팍한 줄거리만 추린 <어린이용 동화>로 고전을 만나고,
초딩 시절엔 또 원문과 거리가 먼 고전을 접한다.
그러다가 중학교 입학하면서부터,
구어체로 되어있긴 하지만, 옛말이 살아 있어서 알아먹지도 못할 고전 소설들을 교과서에 실어 두고는, 그걸 가르친다.  

쳇, 고전 소설 입맛 버릴 수밖에... 

그러다가, 웬걸, 고딩 교과서 정도 되면, 내가 젤 싫어하는 정철의 관동 별곡 같은 거나 기미독립선언서 같은 거 실어 두고 심술을 부린다. 

고전을 실으려면, 적어도 이렇게,
야, 한 번 읽어 봐.
고전이 얼마나 맛있는 건지 알기나 해?
맛을 보려면, 일단 이걸 읽고, 담에 자세히 읽어 보렴~ 

이런 투로 꾀는 단계가 필요한 것이다. 

이 책의 열 두편의 소설들은 그닥 익숙한 것들은 아니다.
일반 독자들에게 익숙한 소설들은 '춘향전, 심청전, 흥부전, 토끼전' 등의 판소리계 소설이거나, 장화홍련전, 콩쥐팥쥐 등의 이야기 정도일텐데...
여기 나오는 윤지경전, 김영철전, 오유란전 등은 문제집에서나 가끔 만날 수 있는 것들이다. 

독서 평설이란 좋은 책이 있다.
이 책은 그야말로 고등학생이상, 일반인들에게도 다이제스트 독서를 제공하는 훌륭한 책이다.
이 책을 읽고 아, 읽고 싶다... 하는 책들이 있어서 읽어보게 된다면,
그 사람을 독서의 길로 제대로 안내하는 책이 될 수도 있다. 

나는 독서 평설을 아이들에게 외치고 다니다가, 올해는 급기야 수업에 써먹기로 했다.
고2 학생들에게 독서 평설 읽는 수업을 접목시키는 것은 그야말로 훌륭한 선생님 되는 지름길인 것인데... 사실은, 바쁘다는 핑계로 아직 1번밖에 못하고 말았다. 그것도 엉뚱한 기회에...
5월부텀은 아이들에게 좋은 자료를 가득 주는 훌륭한 선생님이 될 것을, 이 책을 읽으며 다짐, 또 다짐한다. 

소설의 줄거리를 최대한 자세하게 현대어로 살려 적어 둔 다음,
필자의 해설(천천히 읽기)이 잇따른다.
해설까지 읽고 나면, 소설읽은 맛이 촘촘하게 느껴지는데,
한 장면을 떼어 내서 원문과 현대역으로 맛보게 한다. (깊이 보기)
이 대목은 그야말로 찐빵의 '앙꼬(팥소)'에 해당한다. 
그리고... 더 읽어보고 싶은 책을 소개해 주는데(넓게 읽기) 그저 제목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책의 대강에 대해서도 찬찬히 집어주는 성실함을 보여 준다.  

이왕, 고딩들을 위하여, 또는 일반인을 위하여 이 책을 집필하시는 김에, 조금 더 인심을 쓰셨다면... ㅋ 시중에 출판된 책들에 대해서도 좀 소개를 해두는 건 어땠을까 하는 욕심이 나긴 하지만... 뭐, 이 정도면 별 다섯 개 듬뿍 주는데 전혀 부끄럽지 않다. 

독서 평설에 실린 이런 글들을 차근차근 정리하여 책으로 알리는 작업도 훌륭한 독서 교육의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한다.  

전공과도 얽혀 재미있고 유익하게 읽었다.
고등학생 정도가 시험 마치고 또는 방학을 이용하여 하루 한 편 정도씩 읽는 일도 좋겠다.
아, 동아리 활동 같은 것이 있으면 그럴 때 읽어도 좋겠고...
역사나 사회란 것은 이런 책들로 하여금 깊이있게 공부할 수 있는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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