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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
서광현.박승걸 글, 김계희 그림 / 여름솔 / 2002년 2월
평점 :
절판
배부른 시대의 하품.
동화도 아니고, 연애 소설도 아니고, 책은 좀 예쁜데 정말 사서 보긴 아깝다. 패러디라고 보기엔 그냥 백설공주 이야기인걸. 물론 주인공은 반달이지만, 우리 모두 반달이처럼 가슴아린 삶들을 움켜쥐고 살고 있지만, 이걸 책이라고 보기엔 글쎄...이건 누가 읽으라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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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에 이 책을 읽고 참 시답잖은 책도 다 있다고 생각했나보다. 이런 리뷰를 올린 걸 보면. 사실 이 이야기는 새로운 거라곤 하나 없는 이야기다. 오늘 아이랑 이 연극을 보고 서로 쳐다보며 눈물을 훔쳤다. 아이도 내 눈치를 보며 함초롬히 젖은 눈을 닦고... 연극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열정을 느끼며, 반달이의 외사랑을 안타까워하면서 시민회관을 나섰다. 책으로는 별볼일 없었다고 생각하지만, 연극인들을 위한 책이었던 만큼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나처럼 다 늙은 어른이 눈으로 줄글을 읽고 있노라면 참으로 따분하기 그지없는 일일게다. 그러나, 사랑스런 아이를 눕혀놓고, 잠을 재우는 엄마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런 목소리로, '이 세상에서 왕비님을 가장 사랑했던 분은, 바로 안개마을의 반달님이었답니다.'하고 읽어주는 동화로는 참 아름다운 운율을 가진 동화란 걸 깨달았다.
눈으로 읽기엔 별 것 아닌 책도, 소리로 읽을 때, 연기자의 목소리로 다시 태어날 때, 전혀 다른 작품이 된단 걸 깨달았다. 먼젓번의 혹평을 이 글의 작가가 보았을 확률은 아주 낮지만,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