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내게로 왔다 1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시가 내게로 왔다 1
김용택 지음 / 마음산책 / 200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겐 시가 올 것 같지 않으므로.

나도 한 때, 시를 쓰던 따스한 마음이 있었다. 아니, 뜨거운 마음이었을게다. 고등학교 선생으로 문학을 가르치면서, 수능에 나올만한 시를 많이 접한다. 수능에 나올만한 시가 딱부러지게 있는 건 아니지만, 아주 유명한 시인들이 주로 등장한다. 그러나 시란건 유명하지 않아도, 가슴을 아리게 하는 그런 거다.

내가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시는 신경림의 갈대와 백석의 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 그리고 천상병의 귀천이다. 이런 시들을 입 안에 넣고 중중거리는 것만으로도 삶을 높은 데서 내려다보는 느긋함이 느껴진다.

김용택이 고른 박용래, 정호승, 김수영, 고은, 황동규, 파블로 네루다, 도종환, 안도현, 신동엽, 오규원 들도 좋아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내 어린 시절 시에게로 달려가게 한 시가 깃발이라면, 이제 삼십분 거리의 동산에 올라 해운대 바닷가를 내려다보며 웅얼거리고 있는 시들은 아무래도 좀 슬프고 어두운 것들이다.

죽음은 늘 우리 곁에 있는가. 아침이슬처럼, 저녁놀처럼, 그리고 소풍나온 아이처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