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님 클래식 레터북 Classic Letter Book 5
나쓰메 소세키 지음, 육후연 옮김 / 인디북(인디아이)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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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의 문체는 참 경쾌하다. 한창 자신감에 차있는 일본의 근대를 반영하고 있는듯, 그의 인기는 대단하다고 한다.

우리가 폐허의 가난에서 벗어난 새마을 운동의 추억을 아련하게 간직하고 있듯이, 일본의 근대를 열어준 많은 사람들 중, 나쓰메 소세키의 영향은 대단한가 보다.

간결한 문장과 재미난 표현으로 가득한 재치있는 소설이었다. 백년 전에 나온 글이라 요즘 쓰이지 않는 표현들도 많았지만, 원문과 대조해 가며 읽는 맛은 색다르다. 일본 문장을 읽는데 어려운 단어 못지않게, 긴 문장은 맥을 잃게 하기 쉽다. 그러나 소세키의 글은 단어 수준에서 많은 부분 해결 된다.

일본인의 습성이랄까. 뭔가 우리와는 다른 근성이 다양하게 나타나 있고, 또 어느 사회에나 있을 갈등과 모함과 의뭉이 소설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글을 읽고 나서 느끼게 되는 강한 페이소스를 그의 간결체로 해결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일문학에 깊은 관심은 없지만, 몇몇 일본 작품을 읽으면서 왠지 모를 이물감을 느껴왔던 나로서는 참 오랜만에 소세키 덕분에 유쾌하게 읽었다. 학교가 배경이라서 더 그랬을 수도 있다.

한 5년 전쯤 읽었을 때에는 무모하지만 용기있는 봇짱에게 관심을 두고 읽었다. 이번 독서에서는 세상 사람들 사는 모습이 더 재미나게 눈에 띄는 걸 보면, 나도 그만큼 늙은 모양이다.

세상에 대한 관심의 중심이 '나'에서 '그들'로 옮겨 졌다는 건, 늙었다는 징표니깐... 늙어갈수록 마음이 잔잔해 져야 하는데, 아직도 내 심장엔 '야마아라시(거센 바람)'이 불고 있는 건 나의 어리석음 탓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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