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테 콜비츠 역사 인물 찾기 2
카테리네 크라머 지음, 이순례.최영진 옮김 / 실천문학사 / 200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씨앗들이 짓이겨져서는 안 된다.(163쪽, 괴테의 글)

케테 콜비츠의 관심사는 인간이다. 당시 풍미하던 유미주의에 반대하여 인간을 그릴 수밖에 없음을 역설하였다. 그러다 보니 사회운동가 취급을 당하자, 다시 리얼리즘에 구속당하지 않는 자유를 말한 용기있는 화가였다. 사람만이 희망이었다. 그러나 그의 예술은 전향이 아니므로 아름다웠다.

그는 세계대전에서 아들을 잃는다. 전생에 가장 큰 원수가 이생에서 부모를 앞두고 세상을 뜬다고 했던가. 어미의 가슴에 난 생채기는 '니 비더 크리크(전쟁은 이제 그만)'를 외치고 있는 청년을 그려낸다. 그리고 슬픔이 깊어지면 고통을 감내하고 수용할 수 있는가. 그의 숱한 자화상에서 느껴지는 고통의 심연을 이해할 수 있는 자, 아마도 자식을 잃어본 어머니의 그것이 아닐까?

그의 그림뿐만 아니라 그의 글씨도 예술이다. 영어와는 다른 독일 글씨의 힘이 잘 살아있는 아름다운 문자의 세계를 열어 준다. 그 글씨로 적힌 일기를 읽고 싶다. 123쪽의 헤르 게르하르트 하우프트만에게 보내는 편지를 보면, 컴퓨터를 쓰면서 점점 악필이 되는 내 글씨가 가엾다.

이 책을 십 년 만에 다시 읽었다. 우연히 서평을 보니 풀꽃선생도 같은 책을 오랜만에 읽으신 모양이다. 뜻밖에 만나는 우연이 반가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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